농민들, “방류량 늘려주고 하천 하구에 보 만들어 달라”
市, “지하수 사용억제·자부담 들여 보온덮개 이용해야”

진상면 시설하우스 농가 염수피해 대책회의에 참석한 농민이 깊은 생각에 잠겨 있다.

광양시 진상면 청암뜰에서 시설 하우스 농사를 짓는 농업인들이 최근 발생한 지하수 염수 피해와 관련해 대책마련을 요구했지만, 시는 특별한 대책 없이 지하수 사용만을 자제해 달라는 무책임한 답변을 내놓아 농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달 28일 진상면사무소 회의실에서 최근 지하수 염수피해와 관련해 시설 하우스 농가, 시의회, 수자원공사, 시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대책마련에 나섰다.

진상 청암뜰 시설하우스 농가는 올해 초부터 지하수 관정에서 뽑아 올린 물에서 염분이 섞여 나와 작물의 생육발달의 저해는 물론, 모종이 말라 죽는 등의 피해를 보고 있다.

이들 농가는 주로 애호박, 양상추, 취나물 등을 재배하고 있으며 총 76농가로 염수피해는 수막재배를 하고 있는 애호박 농가와 양상추 농가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수막재배는 해가 진 뒤 두 겹으로 만들어진 비닐하우스 지붕 사이에 지하수를 계속 흘려 넣어 주는 농업기법으로 지하수는 날씨가 추워도 15도 정도를 유지해 이 열이 밤중에 비닐하우스 내부가 식는 것을 막아준다.

이날 염수피해의 원인으로는 한정된 양의 지하수의 수요가 많아 지하수의 고갈을 초래, 지하수가 있던 공간이 바닷물로 채워졌으며 수어천 댐의 방류량도 적어 지하수를 보충 할 담수도 줄어들었다는 것.이에 따라 농가들은 6가지의 구체적 대안을 마련해 줄 것을 광양시와 수자원공사에 건의했다.

이들의 요구안은 ▶수어천 댐 방류수량 증가 ▶수어천 하류에 보를 만들어 바닷물 유입 방지 ▶수막재배 시설의 난방비 절감을 위한 보온덮개 설치비 지원 확대 ▶각 농가의 관정별 염수의 농도를 조사·관리 ▶피해 농가의 구체적 실태 조사 및 대책 마련 ▶수막재배 후 바다로 흘러드는 담수의 재활용 시설 설치 등이다.

이 같은 요구에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방류량은 농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탄력적으로 시행할 방침이라고 답변했다.

하지만 시관계자는 “수막재배 시설에서 1일 지하수 사용량이 5만t 이상을 사용하기 때문에 지하수 고갈을 불러일으킨 것으로 추정되며 지하수를 인력으로 조절할 수 있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농가들이 지하수 사용을 억제하고 수막재배를 지양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막재배를 대체하기 위해 정부에서 보온덮개 지원사업을 하고 있지만 농가 자부담이 50%라는 이유로 신청농가가 거의 없는 실정이기 때문에 농가들이 조금씩 양보해서 지하수 사용보다 보온덮개 사용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광양시의 무조건적인 지하수 사용 지양과 특별한 대책 없이 수막재배를 말아달라는 답변에 조용했던 회의실은 웅성거리기 시작했고 여기저기서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한 농가는 “수막재배는 기름을 이용해 비닐하우스 내부를 난방 하는 것보다 비용이 40% 절감되는 효과가 있는데도 마치 염수피해가 수막재배 농가 탓 인양 매도하는 것도 이해가 안 되는데 대책에 관해 무책임한 답변에 화가 난다”고 성토하면서 구체적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조찬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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