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태 균 본지 대표이사/발행인
요즘 114로 전화를 걸면, “사랑합니다, 고객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라는 멘트가 흘러나온다. 물론 진짜 사랑을 말하지 않는다는 것, 다 알고 있을 것이다. 이들은 최대한 친절을 베풀겠다는 본심을 그렇게 전달하고 있는 셈이다. 그래도 기분이 나쁘진 않다. 어떻게 하던지 도와주려고 하는 마음을 읽을 수 있으니까. 특히 서비스 업계는 이보다 한 술 더 뜬다.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하는 것은 기본이고, 얼굴에는 늘 미소가 흐른다. 속으로는 힘들겠지만 겉으로는 내색을 하지 않는다. 본인들 스스로도 프로정신을 자부하기 때문이다. 세상의 흐름은 이처럼 소비자 중심으로 모두 옮아가고 있는 추세다. 그런데 아직도 변화가 더딘 곳이 있으니 바로 공공기관이 그렇다고 볼 수 있다. 간혹 신문사로 공공기관의 불친절을 기사로 써 달라는 제보 전화가 걸려올 때가 있다. 도대체 공공기관 직원들이 상전인지 아니면 주민들의 편의를 제공하는 대민서비스기관인지 구분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럴 땐 정말 난감하기 짝이 없다. 공공기관 직원들이 다 그렇게 불친절한 것은 절대 아니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오죽했으면 동사무소라는 이름을 주민 센터로 바꾸었겠는가. 그렇게 관공서 이름을 바꾼 것은 모든 행정을 주민 중심으로 하겠다는 의지의 발현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현실과 동떨어진 모습을 보이고 있어 참 안타까운 심정이다. 솔직히 공공기관 직원들 습성은 쉽게 변화되기 힘들 수도 있다. 왜냐하면 늘 지시를 받아서 일을 처리하는 수동적인 자세가 몸에 배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변화하려고 스스로도 노력을 하지 않는 직원들 때문에 다수의 공무원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을 깊이 상기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더 심한 것은, 자영업자들이나 민원인들이 자기가 원하는 일을 잘 몰라 물어 보면 건성으로 대답하거나 또는 깊이 있게 가르쳐 주는 공무원 찾기가 너무 힘들다고 원성이 자자하다. 그렇다 보니 공무원들에게 늘 불만일 수밖에 없다. 사람 사는 일 고충이 없는 곳은 없을 테지만, 민중의 지팡이요, 시민들의 세금으로 직분을 유지하는 사람이라면 특히 이 문제를 더 깊이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라는 이 질문이 형식적인 형태를 넘어 민원인들 가슴까지 파고들려면 진정으로 도와주고 싶어하는 마음의 자세가 되어야 할 것이다. 내부적으로도 변화하고자 하는 구체적인 방법과 대안이 필요하고 세상의 변화와 주민들의 욕구를 제대로 읽어 내고자 하는 본인의 노력도 역시 필요하다 하겠다. 그렇지 않고 귀찮다는 식으로 주민들을 대하거나 행정처리를 하게 되면 늘 불친절하다는 멍에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물론 세상이 빠르게 변화되어 가다 보니 공무원들이 처리해야 할 일도 보통 많은 게 아니라는 것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도 어차피 공무원들은 국가와 국민들을 위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한다면 어떤 태도로 대하면 될지 스스로 알고 있을 것이다. 누군가 이런 말을 했다. “친절한 마음은 밭이요, 친절한 생각은 뿌리요, 친절한 말은 꽃이요, 친절한 행위는 열매다”라고. 그렇게 할 때 우리 광양시의 이미지도 높아지고 공무원들의 품격 또한 덤으로 향상 될 것이다.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라는 질문이 진정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역시 시민들의 뜻을 제대로 파악하고 읽어 낼 수 있는 안목과 시민의 의견을 존중하는 봉사자의 자세를 갖는 마음 또한 절실하게 필요하지 싶다.

데스크  -

<저작권자 © 광양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