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성 호 국립순천대학교 박물관장
최근 우리 박물관이 유명한 국내 대학 박물관들을 벤치마킹하러 다닌 적이 있다. 고려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숙명여자대학교 등을 방문하면서 공통적으로 느낀 점의 하나는 대학생들이 박물관 활동에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최대 대학박물관인 고대박물관의 경우 대학생들이 박물관 인턴 활동을 통해 교육과 전시해설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었다. 우리 박물관도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박물관 인재양성 인턴쉽’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 프그로램은 순천대 대학생들에게 박물관 현장 실습의 기회를 제공하여 박물관 전문인력 양성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이 사업은 국립순천대학교 교육역량강화사업단으로부터 1500만의 사업비를 받음으로써 시작되었다. 작년 6월부터 시작하여 12월 말까지 제1기 34명의 인턴을 운영하였다. 사학과 학생들뿐만 아니라 국어교육학과, 컴퓨터교육학과, 영상디자인과, 중어중문학과, 행정학과 학생 등 10여개가 넘는 다양한 전공 학생들이 참여하였다. 이 학생들은 일주일간에 걸친 박물관 인턴 교육을 받은 후 박물관의 전시, 교육, 유물실측, 유물 보존 등 다양한 분야 인턴 활동에 참여하였다. 박물관 인턴들은 박물관 활동이 활발해야 실습기회를 많이 가질 수 있다. 다행히 2012년 국립순천대 박물관은 교육, 전시, 발굴, 보존 분야에서 많은 활동과 성과를 보였다. 따라서 박물관 인턴들이 각각의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을 풍부하게 할 수 있었다. 특히 교육 분야 프로그램들에의 참여가 두드러졌다. 전남도교육청, 순천교육지원청, 장성교육지원청, 사회적 기업 에듀펀 플러스 등의 지원을 받아 순천대 박물관이 운영한 10여개의 교육프로그램에서 인턴들이 활동할 수 있었다. 이중에서 전남교육청 방과후 사업단 위탁을 받아 운영한 꿈나래 토요 방과후 역사문화탐방은 인턴들이 초중등학생들에게 답사와 연계된 현장 체험활동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7회에 걸쳐 초중등학생 500여명을 교육시키는 과정에서 7-8명의 인턴학생들이 박물관 교육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 4명이 지난 11월 한국사능력시험에 응시해 1명이 1급 자격증을, 3명이 2급자격증을 취득했다. 이외에도 박물관 인턴쉽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학생들이 다른 교육관련 프로그램 보조강사나 주강사로 활동하기도 하였다. 전시 분야에서도 박물관 인턴들은 새로운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작년 6월 이후에 박물관에서 세 차례에 걸친 전시회가 진행되었다. 박물관 인턴들은 전시회 준비, 디스플레이, 전시안내 등에 참여하면서 전시 실무를 익힐 수 있었다. 이 중 전시도록 준비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인턴학생들은 도록에 보조원으로 이름을 올리게 되어, 준학예사 자격증 취득이나 박물관 학예사로 취직에 사용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마련할 수 있었다.
교육, 전시분야 이외에도 발굴한 유물 실측이나 보존 처리 등 참여해서 얻은 실무경험은 박물관 인턴의 진로에 큰 도움을 주었다. 예를 들어 보존처리에 열심히 참여했던 인턴 한명은 공주대학교 대학원 문화재 보존처리전공으로 진학하였다. 현재 고고학, 박물관, 역사학 분야 대학원 분야 진로를 준비하고 있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박물관 인턴쉽 프로그램의 긍정적인 결과이다. 그러나 처음 실시하다보니 보완해야 될 점들이 많은 것 같다. 올해 6월부터 시작될 제2기 박물관인재 양성 인턴쉽 프로그램에서는 인턴학생들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과 현장연수 기회를 확대할 생각이다. 프로그램 진행과정에서 인턴 학생들에 대한 관리 및 진로지도도 더 강화하려고 한다. 그리고 인턴 자체 자치활동 체계도 마련하려고 한다. 작년에 수료한 제1기 인턴 학생들이 이 과정에서 역할 해주면 좋을 것 같다. 작년부터 시작된 박물관 인턴쉽 프로그램을 통해 전남 지역과 남해안 지역 박물관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갈 인재들이 지속적으로 배출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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