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록 늘푸른치과원장

치아는 매우 예민한 신체 기관이기 때문에 머리카락 하나만 치아사이에 끼어 있어도 금방 알아차리게 되고 그 불편함 때문에 그것을 제거하기를 원하게 된다. 치아가 그토록 예민한 기관으로 조물주에 의해 설계된 이유는 그 만큼 생명유지 기관 중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현대에는 소화가 잘되는 가공식품들이 많기 때문에 혹 치아가 없어도 생명유지에는 큰 지장을 받지 않겠지만, 고대에는 자연식에 의존했기 때문에 사냥과 소화에 있어 치아는 절대적인 역할을 했었다. 그래서 치아사이에 음식물이 끼게 되면 그것으로 인해 충치, 잇몸병이 악화되기 때문에 치아를 보존시키고자 위해현상을 바로 알아차릴 수 있도록 진화한 것인지 모른다.
과거뿐만 아니라 현대에도 충치와 잇몸병은 치아를 빼게 되는 주된 원인이므로, 이것의 큰 원인인 음식물 끼임을 알아차리고 제거하고자하는 기전은 잘 발달된 듯하다. 그러나 다른 동물들에 비해 유독 인간은 이 사이에 음식물이 끼는 현상이 자주 발생한다. 그 이유를 생각해보면 그것은 식생활의 변화에 따른 진화과정과 관련이 있어보인다. 사람의 치아는 구조나 형태상 육식동물과 초식동물의 중간정도이다. 육식동물의 특징인 뽀족한 송곳니가 어느 정도 발달된 반면 초식동물의 특징인 맷돌과 같은 어금니도 잘 발달되어 있다. 그래서 다른 동물들에 비해 다양한 씹는 동작을 하게 되고 이런 동작들 사이에 조화가 깨지게 되면 잠깐 벌어진 치아 틈에 음식물이 끼게 되고 잘 빠지지 않게 된다. 다행히 치아가 가지런하고 위아래 치아간의 맞물림(교합)이 좋은 경우는 이러한 교합간섭이 잘 일어나지 않지만, 덧니가 있거나 교합이 좋지 않은 사람들은 이러한 끼임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교합적인 원인 외에도 잇몸병이 심해서 이가 서로 흔들리는 경우에도 끼임 현상이 생길 수 있다. 그리고 잇몸병 때문에 끼인 음식물의 세균의 좋은 먹이감이 되기 때문에 세균성 잇몸병이 더 악화되거나 심하게는 이사이 충치를 유발하게 된다.
이러한 치아 사이 음식물 끼임은 바로 제거되지 않으면 당장은 충치나 잇몸병이 몇 달안에 생길 수 있고, 어떤 경우는 치아 사이가 영구적으로 벌어지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부정교합이 있는 경우는 그것에 대한 교합치료나 교정치료를 받아야한다. 만약 비용이나 시간 때문에 적절한 치료를 받기가 곤란한 경우는 치실, 치간치솔과 같은 치아사이 청소 도구를 이용하여 바로 제거해주는 것이 좋다. 치솔질 잘 하기도 힘든데 그런 것까지 할 필요 있겠느냐?고 피할 수도 있겠지만 80세~100세를 사는 현대인에게는 노후 이삼십년의 잔존 치아 개수는 매우 중요하므로 이것에 대한 치료나 예방이 중요하겠다. 그리고 진료를 정직하고 정확하게 하는 치과를 선택하는 것도 중요겠지만 이러한 위생지도나 관리를 철저히 해주는 치과를 찾는 것도 중요하다. 위의 치간치솔이나 치실은 그 사용법을 잘 알지 못하고 사용하게 되면 별 효과를 못 보거나 잇몸에 상처를 낼 수 있으므로 숙달되기 전까지는 치과의사나 위생사의 꼼꼼한 지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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