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 본지발행인/대표이사

요즘 우리사회의 가장 큰 화두는 소통(疏通)이다. 이를 역으로 해석하면 그동안 우리 사회가 제대로 된 소통을 해 보지 못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런 원인이야 많겠지만, 그 중에서 하나를 꼽으라면 서열을 중요시해온 유교문화 탓도 크지 않았을까 싶다. 심지어 자기 의견하나를 피력하는데도 수십 번 생각을 하고 또 해야 하는 게 현실이다. 눈치 문화가 발달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런 현상은 광양시 뿐만이 아니라, 나라 전반에 걸쳐 퍼져 있는 현상이다. 일반적으로 ‘소통’을 영어로는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이라고 하는데 그 뜻 외에도 ‘이해’를 뜻하는 언더스탠딩(understanding)과 배수(排水)를 뜻하는 ‘드레인지’(drainage)가 있다. 특히 배수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더러운 오물이 역류해 악취를 풍기듯이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도 그런 현상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요즘 광양시가 서커스 문제로 인해 시끄럽기 짝이 없는 데는 역시 소통의 부재가 낳은 결과로 볼 수 있다. 그처럼 큰 대형행사를 준비하면서 어떻게 제대로 시민들의 여론을 수렴하지 않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고작해야 몇 사람의 공무원이 앞장서서 기획한 것에 불과하다. 이것이 소위 정치권에서 말하는 밀실야합행정의 표본인 셈이다. 모든 크고 작은 일이 그렇겠지만 소통이 되지 않으면 결국 문제를 불러오게 돼 있다. 이는 마치 동맥경화증에 걸린 사람이 언제 쓰러질지 모르는 것과 같은 이치다. 하지만 동맥경화증이 처음부터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잘못된 식습관이 결국 심각한 병을 불러일으키는 것처럼 소통도 마찬가지다. 우선 마찰을 피하고 보겠다는 심정으로 꼼수를 부리거나 자꾸 본질을 감추려다 보면 더 큰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그럴 때는 정말 호미로 막을 수 있는 것을 불도저로도 막을 수 없게 된다. 그 때부터 유언비어가 날조되고 날조된 유언비어는 다시 재 날조 과정을 거치면서 본래 의도와는 전혀 상관없는 쪽으로 흘러가고 마는 것이다. 그 때는 정말 대책이 없다.
그래서 소통이 그처럼 중요하다고 강조했던 것이다. 특히 시민과 행정의 소통은 너무나 중요하다. 왜냐하면 시의 목적은 시민들의 건강과 행복한 삶을 위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광양시는 어떻게 된 게, 시민들을 그저 들러리 정도로밖에 여기지 않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참으로 안타까운 심정이다. 말로는 시민들과 소통을 부르짖지만 막상 소통을 하기 위해 다가가면 발뺌을 하거나 이미 정해진 사업에 동의만 해주는 정도로 여기고 있다. 그러다 보니 크고 작은 행정들이 그렇게 삐걱거릴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결국 소통이 되지 않으면 불통을 가져오는 법이고 불통은 고통을 수반하게 돼 있다.
소통은 가정이 되었건 국가가 되었건 너무나 중차대한 문제다. 그래서 소통도 하나의 기술이라 정의하는 학자들이 늘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처럼 강조하는 상생도 결국은 대화와 타협을 통한 소통을 기반으로 여길 때 가능해지는 법이다. 어떤 통계에 따르면 소통이 잘 되는 조직이 경쟁력에서 앞서고 그 경쟁력은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광양시 역시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소통의 기술이 요구되는 때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김태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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