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봉기 기자

솔직히 잘 모르겠다. 혹시 당신은 알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내 좁은 상식으로는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다. 이제는 이런 말을 하는 것조차도 식상하겠지만, 그래도 할 말은 해야지 싶다. 그동안 예산추가지원으로 설왕설래 말이 많았던 서커스 예산이 결국은 총 비용 112억으로 결론을 본 모양이다. 시 의원들 간에도 고성방가와 심한 마찰이 있었나 본데 어쩔 수없이 승인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눈치다.

물론, 예산을 생각하면 입이 다물어 지지 않지만 담당공무원들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모양이다. 누군가는 이런 생각도 했단다. 그 돈은 어차피 소모용으로 끝날 돈인데, 그만한 예산이면, 현재 이전 문제로 쩔쩔매는 성황도서관 하나 거뜬하게 옮길 수 있겠다고. 아니, 그동안 하지 못했던 각종 지원사업도 많이 할 수 있겠다며 아쉬워하기도 했다. 그 생각을 하면 자꾸 눈에 쌍심지가 켜진다고도 했다. 도대체 왜 광양시가 느닷없이 그런 국제적인 서커스를 해야 하는지 그 명분에 대해서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는 표정들이다.

이웃 도시들이 세계적인 행사를 하니 우리도 하나쯤은 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욕과 욕심이 앞서 그런지는 몰라도, 아닌 것은 분명히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잖아도 요즘 경제가 바닥을 치고 있는데, 스스로 허리띠는 졸라매지 못할망정 그 엄청난 예산을 오락에 홀라당 쓴다는 것은 뭔가 잘못 되어도 한참 잘못됐다는 것이다. 누군가 말하기를 “그 돈이 자기 호주머니에서 나오는 돈이었다면 그렇게까지 할 수 있었을까?" 라며 강한 불만과 의구심까지 나타내고 있다.

시민들이야, 광양시가 집행하는 대로 대부분 따라 가기 마련이지만, 해도 너무한다는 것은 모두가 인정하고 있는 바다. 심지어, 티켓 강매 때문에 기업들은 기업 나름대로 불만이 참 많다고 한다. 물론 큰 행사를 하다 보면 불만이 없을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행사를 막지 못한 광양시 의회에도 따가운 눈총을 보내고 있다.

심지어 서커스에 대한 원성이 모든 시민들의 귀에는 잘도 들리는 데, 담당공무원들 귀에는 전혀 들리지도 않은가 보다라며, 보청기를 하나씩 선물하자는 비아냥섞인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아니, ‘빛 에너지 서커스 축제'가 결국은 ‘빚(?)에너지 죽제'가 될 것이라며 혀를 차고 있을 정도다. 물론, 기왕에 시작한 일, 성공하기를 빌고 또 빌 수밖에는 없겠지만, 두 번 다시는 이런 행사를 계획해서는 안 될 것이다. 때론, 막연한 낙관주의보다 확실한 비관주의가 더 현명할 때가 있는 법이다.

홍봉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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