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동 희 순천대박물관 학예연구실장

남녘에 매화꽃이 만발한 즈음에, 순천대학교 박물관에서는‘광양에 핀 역사와 문화’라는 주제로 기획특별전(2.28~4.25)을 열고 있다. 출토유물의 상당수는 광양시의 지원으로 순천대박물관에서 발굴한 것들이다.
과거의 역사는 문헌기록이 남아 있는 역사시대(歷史時代)와 문헌기록이 없는 선사시대(先史時代)로 구분된다. 광양의 경우, 문헌기록은 삼국시대에 접어들어야 확인이 가능하다. 따라서 그 이전의 문화는 고고학적 자료로 살펴볼 수 밖에 없다. 최근 10여년간 광양에서는 발굴조사가 여러 차례 이루어져 광양의 선사문화를 밝힐 수 있는 자료들이 어느 정도 축적되었다.
선사시대는 다시 구석기, 신석기, 청동기시대로 세분된다.
광양지역의 가장 큰 고고학적 성과 중 하나는 구석기유적의 발견일 것이다. 구석기유적은 봉강면 석사리 서석, 옥곡면 대죽리 대치, 옥룡면 용곡리 흥룡·용곡리 옥동·죽천리 죽림, 진상면 지원리 창촌 유적 등지에서 확인되었다. 출토유물은 대개 석영암 재질의 타제석기류이다. 출토유물로 보면 후기 구석기시대(4만년전~1만년전)에 해당한다. 따라서 광양지역에서는 늦어도, 4만년전부터는 사람들이 거주하기 시작한 셈이다.
광양에서 현재까지 확인된 신석기시대(기원전 6000년~기원전 1000년) 유적은 2개소로서 조개무지(貝塚)이다. 진월면 오사리 돈탁 패총과 진월면 진정리 중산 패총이 그것이다. 이 패총들은 섬진강과 수어천 하류변의 낮은 구릉에 자리한다. 수습된 유물은 빗살무늬토기편과 동물뼈, 패각(조개껍질) 등이다.
한편, 청동기시대(기원전 10세기경~기원전 3세기경)유적은 집자리와 무덤으로 구분된다. 출토유물은 비파형동검, 민무늬토기, 반월형석도, 돌화살촉, 돌칼 등이다.
청동기시대 집자리는 광양읍 용강리 택지개발지구에서 46동이 확인되어 가장 밀집된 양상을 보이며, 그 외에 광양읍 도월리·칠성리와 진상면 지원리 등지에서 확인되었다. 청동기시대에 광양에서는 용강리 일대가 가장 중심적인 마을의 하나였을 것이다.
광양에서 확인된 청동기시대 무덤은 대부분 지석묘(고인돌)로서 44개군집 282기이다. 지석묘는 청동기시대 당시의 유력층이 매장된 무덤이다. 읍·면 단위로 지석묘를 살펴보면, 광양읍 13개군 73기, 옥룡면 13개군 105기, 봉강면 8개군 71기, 진상면 3개군 17기, 옥곡면 3개군 11기, 다압면 3개군 4기, 진월면 1기 등이다.
광양은 남해안의 중심 거점으로서 구석기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찬란한 역사와 문화를 꽃피웠던 곳이다. 순천대박물관에서는 3월31일부터 토요일에도 개관하니, 어린이들과 함께 광양 역사로의 여행을 떠나봄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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