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이라 온 나라가 뜨겁다. 소시민들이야 먹고 사는 데 정신이 없지만, 후보자들은 애가 닳아 어쩔 줄 모르고 있다. 국회의원에 당선만 된다면야 얼마나 큰 영광이겠는가. 더구나 200가지가 넘는 무소불위의 혜택까지 누릴 수 있다고 하지 않던가.

솔직히 말해서 그들이 선거에 나오는 이유는 나라를 사랑해서가 아니라 개인의 입신양명을 위해서일 테다. 나라를 사랑한다고 친다면 곳곳에 숨어서 일하는 근로자들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재밌는 사실은 선거와 발기라는 영어 차이가 겨우 알파벳 하나 차이라는 사실이다. 게다가 발음도 비슷해 구분하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선거(選擧)는 영어로 election이라고 하는데 발기(勃起)는 erection이라고 한다. l과 r의 차이인 셈인데, 웬만한 실력 아니고는 두 가지 발음을 정확하게 구분해낸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닐 테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정치인들이 더러 발기(發起)인 대회를 하는 것을 보면 이해가 가지 않는 바도 아니다.

물론, 성적인 의미를 뜻하는 발기(勃起)와 한자 자체는 다르지만 의미는 서로 상통하는 바가 있다. 서로 모여 발기인 대회를 하자고 하는 것이나 성적으로 흥분 상태에 이른 발기나 유사한 뜻을 품고 있는 셈이다. 필 발(發) 자는 '쏜다, 피운다' 등의 뜻이요, 힘쓸 발(勃)자도 갑자기 '우직하게 일어난다'는 뜻이고 보면 의미 자체가 일맥상통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남성은 발기가 돼야 제대로 힘(勃)을 쓸 수 있고 또 생명의 꽃을 피울(發)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선거 역시 누가 가장 유권자들의 마음을 흥분으로 사로잡는 힘이 있는지, 그 쪽으로 민심의 향방은 쏠리게 될 것이다.

참, 선거와 섹스의 공통점에 대해 다음과 같은 우스개 소리가 있다. 1.생각보다 쎄지도 않으면서 가장 쎈척한다 2. 몰래 관계(뇌물)를 했으면서도 죽어도 안 했다고 잡아뗀다. 3.자기 물건이 가장 좋고 잘났다고 호언장담한다. 3.일단 해달라는 대로 다해준다고 온갖 감언이설로 녹인다. 4.일방적이라 타협을 모른다. 5. 일단 하고(당선) 봐야 한다. 6. 당선(사정)하고 나면 180도 달라 진다. ㅎㅎㅎㅎ

홍봉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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