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지율 중마고2학년

맨 처음 세상을 본 그 순간부터 예쁘장한 얼굴과 총명한 머리를 가지고 태어난 언니와는 다르게 큰 머리에 밋밋한 눈, 그다지 똑똑하지 않은 뇌 구조를 가지고 태어난 나, 그렇게 아주 오래 전부터 날 지긋지긋하게 따라다니는 것은 ‘열등감'이라는 놈이였다. 무엇을 해도 남들보다 못하게 느껴졌고 항상 누군가를 부러워했다.
고등학교 1학년이 되어 더 넓은 세상을 돌아보니, 이제 내가 남들보다 뛰어나게 할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다고 느껴졌다. 흐지부지한 목표들과 무엇 하나 뛰어난 것이 없는 능력이 시간이 지날수록 두려워지기까지 했다. 그렇게 조금씩 쌓여가는 열등감은 내게 상처를 주고 좌절을 맛보게 했다. 그러던 도중에 베스트셀러로 올라온 이 책은 제목부터 마음에 와 닿았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그렇다. 청춘은 너무 아프다. 혹독한 현실 앞에 홀로서기를 해야 하는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지금 우리는 아무것도 준비되지 않은 허허 벌판에 서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이 황야 속에서 뚜렷한 목표 없이 나는 방황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 가질 수 있는 것이 그만큼 다양해 질 수 있다. 청춘이 아픈 이유는 너무나 많은 가능성이 잠재되어 있어 선택의 폭이 너무 넓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나의 가능성들을 한 번 믿어보기로 했다. 참을 수 없이 비참한 열등 의식도 극복해 보려 한다. 이 책은 나에게 상처 위에 새 살이 돋아날 수 있는 따뜻함과 고통을 이겨내는 용기를 주었다. 열등감은 결코 나쁜 것이 아니었다. 그저 그 감정을 애써 잊거나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극복함으로써 한 단계 더 높은 나로 성장 할 수 있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겼느냐 졌느냐가 아니라 이번 경험을 통해 ‘내가 얼마나 성장했느냐'인 것이다.
나는 책을 펼친 순간부터 덮는 그 순간까지 수도 없이 천장을 바라보며 눈동자를 굴려야했다. 어쩔 때는 참지 못하고 눈물이 흐를 때도 있었다. 마치 부모님이 우리를 위로해 주는 듯한 기분 좋은 뭉클함이 가슴 속에 자라나 온몸 구석구석 펌프질을 하는 것만 같은 전율이 흘렀다. 읽는 내내 형광펜과 메모장을 손에 꼭 쥐고는 끊임없이 필기했다. 항상 재능이 없다고 자학하는 나에게 ‘무엇을 성취하고자 할 때, 충분한 재능을 가졌는가는 부차적인 문제이며 문제는 우리 삶을 바꾸고, 동시에 우리 삶을 지탱해 나갈 수 있을 만큼 몰두할 용기를 가졌는가?' 라는 책의 한 구절을 연습장에 수도 없이 반복해서 써가며 상처를 스스로 치료해 보았다.
이번 독서는 나 자신을 한번 되돌아보는 자아 성찰의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아무것도 없는 황야에 어떤 씨앗을 뿌리고 어떻게 가꾸어야 환상적인 꽃밭을 만들 것인가. 이제 씨앗이 자라기 좋게 가꾸어진 황야에 씨를 뿌리고 물을 주며 상처를 치료하면 되는 것이다. 아픔을 이겨내야 비로소 아름다운 꽃밭이 된다. 그렇다. 우리는 풍족함을 주기 위해 수없이 많은 아픔을 이겨내야 하는 시기인 청춘에 와 있는 것이다. 우리는 청춘이기 때문에 아픈 것이다.

데스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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