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옥란 화가

문화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시대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당장 돈이 되지 않다는 이유로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했지만 지금은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그래서 각 지자체는 자생력을 가지고 있는 문화를 창출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쏟고 있다. 광양시가 매화축제를 국제적인 행사로 치르는 것도 다 그런 이유 중의 하나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문화상품을 하루아침에 만들 수 없다는 데 있다. 제조업이 물건 생산하듯이 그렇게 할 수 없는 게 문화가 가지고 있는 속성 중의 하나인 셈이다.

거기에는 어느 정도 노력이 있어야 하고 또한 꾸준한 투자가 이어져야 한다. 그렇지 않고 땜질식의 처방으로는 지속가능한 문화를 만들어 낼 수가 없다. 더구나 글로벌 시대가 되면서 문화의 경계가 애매모호하거나 흡수당하는 경우도 많다. 어차피 문화도 시대에 따라 조금씩 진화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당연한 현상이지 싶다. 그렇다 해도 고유한 우리의 문화를 만들고 지키고자 하는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요구 되고 있다. 그런 시대적인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기 위해 광양예총이 새롭게 예총회장을 뽑는 선거를 치르게 됐다.

광양예총은 그동안 20여년의 세월을 보내는 동안 크고 작은 많을 일을 감당해 온 것도 사실이다. 더러는 예총의 존재감을 크게 느끼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결코 그렇지가 않다. 광양의 도시 문화가 이만큼 발전하고 성장하게 된 배경에는 예총의 힘도 무시할 수 없다. 20년 동안 노력하고 수고한 예술인들의 공로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특히 이번에 치러지는 예총회장 선거는 처음으로 경선을 통해 선출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여느 때보다 의미가 크리라 생각한다. 그래서 두 명의 후보가 선의의 경쟁을 통해 선거운동을 치르고 있다. 물론 장단점이야 있겠지만, 추대보다는 경선이 더 큰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다. 왜냐하면 예총에 대한 비전과 확실한 목표를 가지고 의욕적으로 일을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누가 당선이 되던지 예총의 단합된 모습이 필요하고 또 당연히 그렇게 되어야 마땅할 것이다. 특히 그동안 흩어진 예총을 하나의 조직으로 모아 힘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 예술가의 기질이 워낙 자유를 추구하다 보니 일반인처럼 쉽게 단합을 이루기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예총과 광양시 그리고 개인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탄탄한 힘을 갖출 필요가 있다.

예술의 본질은 낭만과 자유지만 그 본질을 담는 그릇은 역시 유기적인 조직체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제 광양예총이 다시 한 번 선택의 기로에 서 있게 됐다. 비록 예총 선거가 시민들의 관심을 전폭적으로 받지는 못하겠지만, 향후 예총이 나갈 길은 시민과 소통의 장을 꾸준하게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 우리들끼리의 잔치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다.

이제 문화예술에 대한 광양시민들의 눈높이가 높아진 것도 사실이다. 직접 말을 하지 않을 뿐이지, 예총에 대한 기대 또한 큰 편이다. 그러기 때문에 이번 예총 회장을 선출 하는 문제는 그 어느 때보다 의미가 깊다 하지 않을 수 없다. 광양이 미래 문화도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예총이 함께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각인 시킬 수 있도록 모든 예총 회원들이 힘을 모으고 지혜를 모아야 할 때임에는 틀림없다.

데스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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