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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도 많고 말도 많은 세상
  • 홍봉기 기자
  • 승인 2012.02.29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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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부터 뭘 잘못 먹었는지 자꾸 속이 좋지 않아 화장실을 자주 들락거리고 있다. 아무래도 탈이 난 게 틀림없다. 물론 급격한 설사 같은 것은 하지 않지만, 배가 슬슬 아파오는 게 기분을 영 찝찝하게 만든다. 그럴 때마다 느끼는 게, 몸은 정말 솔직하다는 것이다. 먹어서 안 되는 것을 먹었을 때는 가차 없이 밖으로 배설시키기 때문이다.

하긴, 그런 작용이 망가지게 되면 온전한 생활을 하기 힘들 것이다. 그래서 음식을 먹을 때는 한 번 더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했는데, 어디 요즘 사람들이 그러겠는가. 그저 입맛 땡기는 대로 무조건 먹다보니 당연히 탈이 날 수밖에. 그런데 탈 날 탈 자를 가만히 드려다 보면 무릎을 치게 된다.

물론, 대부분 사람들은 탈이라는 말을 순 우리말로 착각하겠지만, 잠깐만 신경을 써서 드려다 보면 스스로 ‘아하, 그렇구나!’하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 그칠 지(止) 자에 머리 혈(頁)로 구성된 글자다. 직역하면 ‘머리가 그쳤다’는 뜻이다. 아닌 게 아니라 머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게 되면 우리 몸은 당연하거니와 삶 자체를 유지할 수가 없게 되는 것이다.

소위 생각하는 힘이 멈추게 되면 동물적으로 변하고 마는 셈이다. 그러잖아도 요즘 우리사회가 그런 형태로 흘러가는 것 같아 못내 가슴이 아프다. 그도 그럴 것이 온통 편리한 첨단 기기들에 포진된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에 생각하는 능력을 상실하게 된 것이다. 자고로 몸이 됐건, 사람과의 관계가 됐건 뭔가 자꾸 꼬인다면 잠시 멈추고 생각하는 힘을 가동시킬 필요가 있다. 그러면 의외로 문제점을 쉽게 발견하고 다시 원상복귀 되는 것을 경험하게 될 테다.

 

 

 

 

홍봉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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