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광양 출신인 백계근 대령이 포천 수도기계화사령부 기갑여단장으로 취임했다. 적극적이며 강한 통솔력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백계근 대령을 취재했다.

23년 군생활, 후배들 중요 직책 뿌듯

“1989년에 순천대를 졸업하고 그 해 3월에 학군장교(ROTC #27기) 소위로 임관하여 내년 3월이면 군생활 만 23년이 됩니다. 첫 근무지는 경기도 연천에 위치한 전차대대의 전차소대장이었으며 병과가 기갑이다 보니 대부분 기갑(일명 전차)부대에서 근무를 했습니다. 그리고 일반 직장인들이 일반직에서 시작하듯이 저도 말단부대에서 출발하여 대대, 여단, 사단, 군사령부로 옮기며 근무했습니다. 대위시절에는 장성에 위치한 기계화 학교에서 2년간 소위들을 양성하는 교관으로 있었습니다. 그때 저에게 교육을 받았던 소위들이 지금은 대부분 소령이 되어 전후방에서 중요한 직책을 수행하고 있는 것을 보면 뿌듯합니다. 지금은 여단장 직책을 수행하고 있으며 여단장으로 부임되기 전에는 국방대학교 안전보장대학원에서 100여명이 넘는 국가 및 지방의 고위직 공무원과 같이 1년간 수학했던 것이 보람으로 기억됩니다.”

근무하면서 생긴 에피소드
“7년 전 강원도 홍천에서 소령으로 근무할 때입니다 지금은 1년에 2번씩 상관에게 근무평가를 받지만 그때는 1년에 한번 근무평가를 받았죠. 군에서는 이 근무평가가 1년 농사나 다름없기 때문에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서 저를 근무평가 하는 여단장님께 “대령에 버금가는 능력을 소유한 소령이다 "고 평가해 달라고 당당하게 말씀 드렸죠. 그랬더니 여단장님께서 “그럼 네가 여단장보다 더 똑똑하다는 거냐?" 라고 묻더군요. 그 이후 한동안 여단장님이 저를 부를 때는 “어이 대령 같은 소령"이라고 부르며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딱딱할 것만 같은 군생활에서도 부드러운 면이 많다고 소개하는 그는 여단장이 어떻게 평가해 주었는지 알 수 없지만 그 다음 해에 중령진급을 했다며 에피소드를 전했다.
“사회에서야 성공했다면 추앙을 받을지 몰라도 군대에서는 성공이라는 용어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군대는 전쟁을 예방하는 수단이며 아울러 유사시 싸워 이겨야 하기 때문에 그런 관점에서 보면 저는 아직 성공을 쟁취할 기회가 없었다고 봐야겠죠. 물론 그런 기회가 앞으로도 없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고향에 대한 추억, 힘들었지만 아름다워
1년에 2번 정도 고향을 방문한다는 백대령, 태금중학교 5회 졸업생인 그는 바쁜 군생활 때문에 친구들과 자주 어우러지지 못함과 태금중학교가 폐교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옛날 금호도에는 금도초등학교 하나만 있었고 중학교가 없어 태인도(태금중학교)로 중학교를 다녔는데 금호도에서 태인도로 가기 위해서는 노를 저어서 운행하는 나룻배를 타고 등,하교를 했습니다. 그런데 비가 많이 오는 날은 섬과 섬 사이의 물살이 빨라져서 나룻배가 운행을 못하게 됩니다. 당연히 학교를 가고 싶어도 못 가는 신세가 되는 것입니다. 학교에서도 상황을 알고 있기 때문에 결석처리는 하지 않았으며 비가 많이 오는 날은 노를 젓는 사공 아저씨가 저희들 등교 여부를 결정짓는 결정자셨죠. 그 당시 비가 많이 내리는 날은 저를 포함한 친구들은 학교에 가지 않아도 되는 축제의 날이었던 철없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저에게 이처럼 여러 가지 추억을 안겨준 모교 금도초등학교와 태금중학교 모두 폐교되어 광양에서의 학창시절은 기억 속으로 영원히 사라질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누구보다도 고향예찬론자인 백대령은 20년 이상 타지에서 살다 보니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많고 감사한 마음 또한 크다고 한다.
“광양이 경제도시로 성장하고 빠르게 발전하는 모습에 고향에서 살고 있는 친구와 선후배들께 고맙고 감사하며 덕분에 고향은 늘 따뜻한 마음으로 그릴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모든 일에 믿음을 주고 신뢰를 지키는 군인으로 거듭날 것임을 강조하는 백계근 대령, 그는 시간과의 싸움인 직업 특성상 퇴근을 해도 멀리 가지 못하고 부대 인근 산을 오르거나 부대 내에서 테니스를 하는 정도의 여가를 가진다고 한다. 또 백계근 대령은 ‘이것이 정답이다’라는 확신이 서면 어떠한 방법으로든 상급자를 설득해 업무를 처리하는 추진파이기도 하다.
“23년 군생활 동안 위관장교 시절에는 전차소대장, 전차중대장, 기계화학교 교관을 지냈고 소령 때는 대대 및 여단작전장교, 중령 때는 전차대대장, 사단참모, 군사령부 을지훈련담당을 지냈으며 대령시절은 국방대학교안전보장대학원에서 근무를 했습니다.”
몸을 아끼지 않고 조직을 위해 헌신하는 것은 물론 동료들과 하나되어 어울림으로 살아가는 것을 좋아한다는 백대령은 여단장 표창, 사단장 표창, 군단장표창, 군사령관 표창, 참모총장표창, 합참의장 표창 등을 수 차례 받았고 미 육군 유공훈장, 사단 선봉중대, 사단 전술훈련평가 최우수대대 표창을 받기도 했다.

조경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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