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숙 중마노인복지관장

도가니’란 쇠붙이를 녹이는 뜨겁고 단단한 그릇으로, 흙이나 흑연으로 만들어집니다. 그 이름만으로도 현재의 들끓는 사회현상을 잘 표현해 주고 있는 듯합니다.
2009년에 작가 공지영씨가 실화를 바탕으로 쓴 소설로 올해 같은 이름의 영화 ‘도가니’가 제작되었는데, 광주광역시에 소재한 우석 사회복지법인이 운영하는 장애인학교에서 발생된 청각장애인성폭행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학교장 등 법인 친척들이 연루되어 법적 판결이 난 과거 사건이지만, 한 작가의 집요한 투시와 그 소설을 읽은 젊은 배우의 결심과 설득으로 영화로 제작되었고, 500만 이상 관객이 동원되면서 이 사건을 세상에 널리 알리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이를 본 관객들의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그로 인해 소위 ‘도가니 방지법’을 제정하는데 이르렀고, 사회복지법인의 인권침해에 대한 대대적인 실태조사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진실을 결코 개들에게 던져줄 순 없습니다.” 라며 거짓에 맞서 희망을 쓴 작가 공 지영씨 에게 갈채를 보내고 싶습니다. 작가가, 영화가 우리에게 던져주는 메시지가 그저 하나의 이슈로써 끝나는 게 아니라 복지의 사각 지대에서 또 다시 고통 받는 이들이 없도록 반성하고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간절히 바래봅니다. 또한 이를 기회로 광양지역 사회복지법인, 사회복지기관들이 좀 더 예민한 인권 감수성을 갖춰 그들의 대상자인 아동, 장애인, 노인, 정신장애인 등에게 더 많은 관심과 사랑으로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일찍이 간디는 일곱 가지 사회악에 대해 이야기 한 적이 있습니다. 첫째, 원칙 없는 사회, 둘째, 노동 없는 사회, 셋째, 양심 없는 사회, 넷째, 인격 없는 사회, 다섯 째, 도덕 없는 사회, 여섯 째, 인간성 없는 사회, 일곱 째, 헌신 없는 종교라고 했습니다. 간디가 말하는 일곱 가지 악이 우리 사회에서 없어지는 것, 그 것이 우리가 꿈꾸는 사회가 아닐까합니다. 광양시는 다른 시, 군과 달리 지자체가 출연한 복지재단이 광양시의 복지수요가 다양화되면서, 복지사업을 위해 사회복지 전달체계의 강화와 사회복지의 책임성 확보를 목적으로 설립 운영되고 있습니다. 개인이 세운 사회복지 법인이 실제적인 사외 이사 제도 등의 보완을 통해 개방적 운영 체제로 정비되지 않는 한 비리와 인권 침해의 발생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한편 지자체가 기금을 출연하고 독립적인 운영을 보장하는 복지재단의 형태는 시작부터 사외 이사제도를 선택하여 외부 모니터링 시스템 강화, 지역별 맞춤수요에 따른 사회복지 사업 수행, 취약 계층 및 지역 수요에 근거한 사회복지 자원 개발과 활용의 극대화 등의 장점을 갖고 있기에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는 대안이 아닌가합니다. 벌써 다른 지자체로부터 광양시 사랑나눔복지재단에 문의가 쇄도하고 있고 벤치마킹을 위한 내방도 잦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광양시가 전국적으로 복지재단을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는 몇 안 되는 지자체로 선도적 역할을 해나가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게 합니다.
‘개구리효과’를 아십니까? 개구리를 뜨거운 물에 넣으면 바로 뛰쳐나오지만, 찬물에 넣고 서서히 데우면 닥쳐올 위험을 모른 채 죽어갑니다. 강도 높은 위험이나 경고는 바로 대처하면서 서서히 다가오는 위험을 감지하지 못하는 것은 다반사입니다. 좋지 않은 습관은 물론, 행동, 그리고 타성 등이 나중에 눈 덩이처럼 커져서 부지불식간에 위험으로 옵니다. 나도 모르는 사이 무엇에 젖어드는 일, 그것이 긍정적이거나 권장할만하다면 더없이 좋지만 혹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것이라면 곤란합니다. 부지불식간에 우리 지역사회가 빠져들고 있는 개구리 효과는 없는 지 예민한 안테나(?)를 세워 점검해보고, 또 점검해보는 자세로, 간디가 얘기한 첫 번째 사회악, 원칙이 없는 사회가 아닌, 원칙이 바로 서는 광양시가 되어 타 시,군의 벤치마킹 내방이 봇물을 이루는 기분 좋은 모습을 상상해봅니다.

데스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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