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와 사랑을 알만한 나이에 나는 이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사랑은 반드시 열병을 동반하게 되는 법이고 그 열병이 지나가고 나면 지혜로워지기 때문에 그렇게 불렀는지 모른다. 둘 다 일리가 있는 설명이지만, 사랑니를 뽑는다는 것은 여전히 두렵게 마련이다. 그리고 사랑니 발치(拔齒)에 대해서는 아직도 이런저런 속설들이 많은 게 사실이다. 과연 사랑니는 발치를 하는 것이 좋은 것일까? 아니면 아프더라도 조금 참아가며 내버려 두는 것이 좋은 것일까? 그에 대한 답은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이다.
치과의사인 필자 입장을 밝힌다면 사랑니의 상태에 따라 발치 여부를 결정하는 게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고 말하고 싶다. 물론, 정상적인 자리에서 건강하게 쓰이고 있는 사랑니는 빼지 않아도 되겠지만, 깊이 묻혀 있거나 누워 있는 사랑니는 발치 하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입 안 깊숙한 곳의 사랑니는 청결을 유지하기 힘들어 염증이 쉽게 생기고, 깊이 묻혀 진 사랑니는 낭종이나 종양의 원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래턱의 사랑니는 뼈가 단단하기 때문에 발치가 어렵고, 턱뼈에 깊숙이 숨어있을수록, 뿌리가 휘어져 있을수록 더욱 어렵다. 이런 경우에는 정확한 진단과 위치파악 후에 발치를 해야 한다.
진단 시 필요에 따라 3D CT촬영을 시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사랑니를 발치한 후에는 목욕, 음주, 과격한 운동은 피하고 가능한 안정을 유지하며 1~2일 정도는 냉찜질을 해 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대부분 사람들이 사랑이라는 말을 순수한 우리말 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사랑은 사량(思量)이라는 한자에서 파생된 말이다. 즉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릴(量) 줄 아는 것이 사랑이라고 했는데, 참으로 타당하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필자는 사랑(思朗)이라고 즐겨 쓴다. 왜냐하면 그 사람을 생각(思)만 해도 마음을 밝게(朗)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고어에서도 사랑은 ‘생각한다’는 뜻의 ‘괴다’ 가 쓰여 왔고, 또한 ‘다솜’이라는 말로도 쓰여 왔다. 이 ‘다솜’은 다시 ‘따사로움’이라는 말로 풀어져 쓰인 것은 아닌가 하는 추측도 가능하게 한다. 하지만 아무리 아름다운 사랑도 잘 먹고 잘 씹어야 가능한 법이다. 그래서 이가 오복 중의 으뜸을 차지하게 됐는지 모른다. 바라기는 날마다 ‘愛veryday’의 자세로 로 살아간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그것도 이가 튼튼해야 가능한 법이다.
씹고 뜯고 맛보고라는 광고처럼 이가 튼튼해야 사랑도 풍성한 결실을 맺을 수 있게 되지 않겠는가. 자고로 no pain, no love라고 했다. 아픔 없이는 사랑도 지혜도 없는 법인가 보다. 그렇다고 해도 참는 게 능사는 아니다.
사랑니 때문에 신경이 거슬린다면 치과부터 찾는 게 현명한 자세다. 순수한 사랑은 마음을 때리겠지만, 사랑니는 골을 때리는 법이다. 그게 바로 치통(齒痛)이다. 그리고 마음이 아픈 것은 숨길수도 있지만 치통은 숨길수가 없다는 것, 당신이 더 잘 알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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