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나쁜 사람은 없습니다”

사건이 생겨 들어오는 사람들 모두가 나쁜 사람이란 것은 편견이라고 지적하는 이임재소장, 세상에 나쁜 사람은 없고 살다 보면 여러 가지 상황을 접하게 되면서 생길 수도 있는 소소한 일들이 대부분이라며 그들을 안아주고 포용해주는 사회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이임재 소장을 취재했다.

중마파출소는 골드베스트 파출소
“광양경찰서 청문감사관 감사실에서 근무하다 중마파출소로 왔습니다. 광양시의 중심도시라서인지 중마파출소가 가장 많은 일이 발생합니다. 중마동의 치안이 광양 전체의 치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따라서 CCTV가 범죄예방 효과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CCTV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곳에서는 범죄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방범 예방 효과로는 최고라고 봐야죠. 중마파출소장으로 온지 1년 반이 됐는데 근무하며 CCTV를 25곳에 50여대 설치했습니다.”
중마파출소는 베스트 파출소 인증패를 부착했다. 지난해 10월, 12월에 이어 올해 5월에도 ‘골드 베스트파출소’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은 것이다. 베스트파출소는 경찰청에서 살인, 강도, 강간, 절도 등 중요범인 및 수배자 검거활동과 예방활동 실적이 우수한 지역을 선발하고 있다.

광양제철소 지원으로 광양촌 다녀왔다.
“지난 8월 봉사단 15명과 중국 광양촌을 다녀왔어요. 그곳은 광양이주민들이 살고 있는 곳입니다. 그들에게 광양제철소에서 지원해준 자전거를 전달하고 왔는데 얼마나 좋아하는지 마음이 찡하더군요.”
청소년 보호에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있는 그는 학교 범죄 제로화에 도전하기 위해 ‘112 자전거봉사대’도 운영하고 있다.
“중마동 중진초등학교에 전국 최초로 ‘112 자전거봉사대’를 출범해 등,하교, 교통지도, 학교주변과 공원 일대 순찰을 실시하고 있어요. 학부모, 시민, 경찰로 구성된 112 자전거봉사대는 친환경봉사대라고 해도 좋습니다. 차가 들어갈 수 없는 곳까지 골목골목을 찾아 다닐 수 있다는 것이 자전거 봉사대 장점입니다. 아침 8시 등교 시간이면 하루도 빠짐없이 중마동 6개 초등학교를 교통관리와 순찰을 돌며 살피고 있습니다. 112 자전거봉사대 발대 후 어린이 관련 사건사고가 감소했어요. 아침이 즐거워야 하루가 즐겁잖습니까? 그래서 매일 아침 아이들 보호를 첫 번째 일로 꼽습니다.”
‘봉사하는 곳에 범죄 없다’는 소신을 가지고 있는 그는 112자전거봉사대 60여 명의 회원과 적극적인 봉사활동을 펼쳐 올해 광양시 최우수 봉사동아리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며 봉사자로 나선 모든 분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동참해줘 늘 신나는 봉사대라고 설명했다.

빈방 잘 이용해 화제의 주인공 되기도
자부심을 가지고 봉사활동과 일을 추진한다는 이소장, 근무경력 18년이라는 그에게 기억에 남는 일을 물었다.
“1999년 3월 순천경찰서 관내파출소에 부임했을 때 인질사건이 발생했어요. 죽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죠. 그 인질사건을 사고 없이 슬기롭게 끝낸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그리고 그 해 12월에 전국에서 처음으로 파출소를 개방했어요. 가난해 자취방 마저 구할 수 없는 형편의 학생 3명에게 숙식제공을 했지요.”
그는 파출소 직원들의 근무가 2교대에서 3교대로 바뀌면서 파출소 2층에 있는 숙소가 비어 빈 방을 어떻게 쓸까 고민하다 고등학생을 데려와 함께 생활했다. 이 소식이 알려져 방송과 신문들이 앞다퉈 보도해 화제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칭찬을 너무 많이 받고 ‘세상에 이런 일이’ 방송까지 소개됐었어요. 어려운 환경 속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을 돕고 싶어 남는 방을 제공했을 뿐인데 너무 큰 칭찬과 뜨거운 취재열기로 오히려 조심스러웠습니다. 저는 경찰서란 딱딱하다라는 선입견, 바로 그것을 지우고 싶습니다.”
친서민적이면서 시민 중심이어야 한다고 강조하는 그는 파출소 문턱을 낮추고 주민들이 거리낌없이 찾을 수 있는 공간, 즉 차 한잔 마시고 싶을 때 들려도 좋은 곳이 파출소라고 말했다.

경찰개혁 앞장서는 고객만족평가단 단장 맡아
일반 기업체 중심으로 강조되던 고객만족 업무가 경찰서에도 생겼다. 광양경찰서는 지난해 5월 18일 경찰개혁의 일환으로 고객만족(CS) 평가단을 구성, “경찰개혁은 고객만족입니다”는 캐치프레이즈로 광양경찰서 CS(고객만족)평가단 발대식을 가졌다. 이소장은 CS(고객만족)평가단장직을 맡았다.
“제가 선생님 직업을 좋아해요. 적성에 맞는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경찰서 내에서 교육을 시키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CS(고객만족)평가단은 CS컨설턴트팀, CS강사팀, CS문화팀 등 3개팀 20명으로 구성되어 고객중심의 업무처리와 서비스 제공에 앞장섬으로써 경찰개혁의 촛불 역할을 합니다.”
그는 시민들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고객을 어떻게 만족시킬 것인가를 고민하며 경찰 개혁은 국민이 편안하고 만족할 때 이뤄지는 것, 따라서 작은 일 하나부터 고객만족을 위해 노력하자는 교육을 하고 있으며 시민과 경찰이 하나되어 범죄 없는 사회를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섬진강변이 있는 광양 다압이 고향이며 차를 즐겨 마신다는 그는 경찰 공무원이 된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초등학교 시절 그 당시는 지서라고 불렀는데 운동회 때 정복을 입은 순경아저씨가 자전거를 타고 순찰 도는 것을 본 것이 늘 특별한 기억으로 머리에 잠재해 있었습니다. 그 아련한 추억이 제가 경찰관으로 일하게 된 계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경찰서라면 사회적 시각에서는 딱딱하고 문제가 있는 사람들만 드나든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어요. 그러나 이 일을 오래하다 보니 세상에 나쁜 사람이 없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살다 보면 경우에 따라 나쁜 일도 접하게 되고 다시 회개하고 그런 것 아닐까요?”

65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에서 국무총리 표창을 받은 이임재 소장, 딱딱하고 사무적일 것이라는 편견을 깨고 이야기를 들을수록 경찰도 정말로 변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과 함께 삶의 여유가 묻어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는 조그마한 것이라도 남에게 주자는 생각으로 삽니다. 주는 즐거움, 즉 봉사의 즐거움이란 결코 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받는 것입니다. 봉사는 마음이 부자잖습니까? 그리고 삶을 즐기며 삽니다. 즐겁게 사는 사람이 무엇이든지 성공하며 세상을 다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46세라는 나이에 맞지 않게 여유 있는 삶을 만들어 가는 그는 고향을 지키고 봉사하는 삶을 사는 자신의 일상이 즐겁다며 활짝 웃었다. 빼빼로데이에 취재를 왔으니 특별한 대접을 한다며 빼빼로를 내놓는 신세대 파출소장, 그가 바라는 범죄 없는 즐거운 세상이 되기를 바라본다.

조경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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