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주 메뉴는 팩트와 욕설이라는 우스갯말이 있다. 욕을 얻어먹지 않는 기자는 기자가 아니라는 뜻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물론 악의적으로 욕을 얻어먹는 것은 문제가 있지만, 그렇지 않고 진실을 폭로하다 얻어먹는 욕은 오히려 기자에게 큰 영광이 되는 셈이다. 오죽하면 자기 마누라와 어머니까지 취재의 대상이라고 했겠는가.

지난 25일이 광양경제신문 5주년 되는 날이었다. 좁은 지역에서 그것도 경제성이 별로 없는데도 불구하고 5년의 세월을 보냈다는 것은 나름대로 시사하고 있는 바가 크다 하지 않을 수 없다. 5년을 버텼다는 것은 앞으로 무한히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확실하게 마련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사과나무도 4년을 넘긴 5년째가 가장 맛있는 열매를 맺는 것처럼, 본 신문사도 5년을 맞이한 지금부터 가장 파워풀한 신문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광양경제신문이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배후에는 독자들의 뜨거운 관심과 사랑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동안 필자도 기자랍시고 참 많은 글을 써왔다.

때로는 글 욕심이 앞서다 보니 감정의 과잉이 발생할 때도 있었고, 서로 잘 알고 지내는 관계 때문이 객관성을 잃을 때도 종종 있었다. 아니, 글이 막힐 때는 남의 글을 슬쩍 훔쳐(?)오고 싶은 충동도 느꼈으며(실재로 그렇게 하기도 했지만) 보도 자료를 아무런 검증 없이 그대로 게재할 때도 있었다. 좀 궁색한 변명 같지만 지식 부족이라기보다는 시간 부족을 들고 싶다. 어떻게 하던지 마감시간은 엄수를 해야 하지 않겠는가.

혹자는 주간신문의 가장 큰 장점은 깊이 있는 기사를 다룰 수 있는 것이라고 하지만, 이 ‘깊이’라는 게 또 애매모호하기는 마찬가지이다. 깊이를 검증할 만한 객관적 시스템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자가 쓰면 무조건 사실적인 기사로 둔갑을 하게 되는데 기자들은 종종 이런 착각과 자기함정에 빠질 위험성이 높은 편이다.

하지만 팩트도 보는 각도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 될 수 있기 때문에 기자라면 그 이면을 보려는 노력이 더 중요하다 하겠다. 그래서 기자는 현상을 보는 다양한 눈을 가져야하는데 그 힘은 바로 광범위한 독서에서 나오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왜냐하면 모든 기사는 결국 그 기자가 인식하고 있는 인문학적인 세계관을 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독서의 한계가 기사의 한계라고 보면 틀림없다. 그리고 기자들을 흔히 집 지키는 개(watch dog)에 비교하기도 하는데 정말 적절한 표현이 아닌가 싶다. 결국 기자들이란 사회가 어쩔 수 없이 요구하는 또 하나의 ‘필요악’인 셈이다. 사람이란 권력과 지위를 얻게 되면 그 힘을 남용하고 싶어 안달하는 존재인지라, 감시견 역할을 하는 기자들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그래서 기자들은 수시로 개처럼 “曰~曰~”하고 짖어대는 것이다.

홍봉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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