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직접 정신장애를 앓았다가 치료받고 호전된 사람의 수기이다. 혹시 이와 유사한 병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 구체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아 이 글을 게재하게 됐음을 밝히는 바이다. 현재는 거의 완치된 상태이지만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기가 만만치 않다고 한다. 정신장애자를 보는 일반사람들의 편견이 생각보다 훨씬 높기 때문이다.

“왜, 숨어 사냐고요?"
지난날 내가 겪어온 정신질환에 대해 한 번쯤은 꼭 알릴 필요가 있겠다 싶은 생각을 했는데 이렇게 우연찮게 기회가 생겨 참으로 다행이라고생각합니다. 한국 사회는 여전히 장애인들을 보는 시선이 따갑고 또 차별이 심합니다. 일단 나와 좀 다르다고 생각하면 그 때부터 거리감을 두기 시작하고 왕따까지 시키지요. 특히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고 하면 더욱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게 우리 현실입니다. 이런 차별성은 당해보지 않는 사람은 그 고통이 얼마나 큰지 알 재간이 없지요. 솔직히 숨어 지내는 장애인들도 수없이 많습니다. 그렇다면 왜, 숨어 사냐고 대수롭지 않게 물어 보실 수 있습니다. 사회 통념상 정신 장애인들에 대한 사회적인 편견은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크고 깊답니다. 그러나 정녕 이해하기 힘든 이유는 바로 그런 병을 완치한 사람들이 전면에 나서서 이야기할 수 없는 사회적인 이유도 한 몫을 하고 있구요. 바로 ‘커밍아웃’ 이라는 사회적 합의가 그들로 하여금 당당하게 의사 표현을 할 수 없도록 만드는 셈이죠. 벌써 그런 병을 가졌다는 자체가 사회적으로 매장되는 현실인데 누가 알리려고 하겠습니까? 특히 100% 신뢰라는 전제 조건이 성립 돼야 하는데 그것은 불가능한 이야기지요.

정신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정신질환 중 가장 관심을 가지고 치켜보는?병명 중 하나가 정신분열증이라는 병입니다. 이 병을 의학적으로 표현하자면 ‘조발성 치매’라고 표현을 합니다. 인간의 기억을 담당하고 있는 ‘뉴런’이라는 신경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지요. 그리고 인격이 심하게 망가지는 원인을 제공하는 병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현존하는 약에서는 어느 정도의 극복은 가능합니다.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는 존재하지만요. 아주 심한 사람도 있고 아주 심하진 않지만 그래도 정도의 고통은 가지고 살아가게 되지요. 그리고 ‘심하다’ ‘심하지 않다’ 는 의미는 상대방에게 공격적으로 변하느냐 변하지 않느냐 라고 나눠집니다. 그렇다고 심하지 않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철저한 관리로 재발하지 않게 꾸준히 사회생활을 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고, 꾸준한 약복용으로 나빠지는 시기의 진행을 늦추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약복용이 진행을 멈추게 하는 건 아닙니다. 단지 복용하지 않는 것보다 복용함으로써 더 나빠지려고 하는 부분들의 속도를 저하시키게 만든다는 것이지요. 이런 부분에서 병에 대한 자신감과 때론 혼돈 속에 사회생활을 하지 못하시는 분이 계십니다. 버틸 수 있는 정도의 차이가 여기서 존재하는 것입니다. 그럼 이겨내서 사회에 진출하여 생활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이냐라고 물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지극히 개인적일 수 있고 때론 포괄적일 수 있습니다. 상황에 대한 희망과 크게 티 나지 않게 노력하는 삶을 살아가려고 하는 사람들이겠죠. 그럼 그렇게 살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지 이야기 하겠습니다.

내 아이를 갖지 못할 바에는
정신분열증은 태어날 때부터 생기는 확률은 별로 없을 겁니다. 후천적 20세 이전이나 후, 때론 나이가 먹어서도 생길 수 있는 병입니다. 아무도 예측을 하지 못하고 과학적으로도 발병원인을 밝히진 못하고 있습니다. 이 병을 완전히 치유할 수 있는 약은 없습니다. 다만 재발 방지차원에서 약을 드시는 분들이 대다수입니다. 그렇게 10년 20년 그 끝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결혼을 포기하시는 분들이 아주 많이 있지요.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고 싶어 하는 인간의 기본적인 삶을 포기한다는 자체가 정말 얼마나 괴롭고 힘든 것일지는 각자의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그렇다고 ‘난 결혼해서 아이가 필요 없어!' 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실지 모릅니다. 그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은 그 분들의 삶에 또 다른 방향이 있겠지요. 하지만 전 모르겠습니다. 차라리. 내 아이를 보지 못할 바에는 하지 않겠다는 게 현명한 거라고 믿고 싶습니다.

폐쇄병동에서 받는 치료
남성과 다른 여성분은 임신을 하게 되면 단약을 하셔야 합니다. 보통 복용을 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보통 그 시기엔 태아에 안 좋은 영향은 주지 않게 하려는 부모의 마음이 표현됩니다. 그래서 그 시기에 재발을 하게 되는 분들이 계시고 다시 정말 힘든 상황이 만들어 지게 됩니다. 병이 생겼다고 해서 약을 먹는다고 좋아지는 게 아닙니다. 초기엔 폐쇄병동에서 약을 투여 하면서 상태를 보는 겁니다. 현재 나와 있는 약들은 아주 많습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반응하는 건 아닙니다. 그래서 의사들이 폐쇄병동에서 관찰을 하고 약에 대한 실험을 하면서 가장 잘 반응하는 약을 찾아내는 것입니다. 그렇게 어느 정도 맞는 약을 찾아낼 때가지는 주변에 간호사나 때론 간호조무사 남성들의 전반적인 환자 개개인의 모니터링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차후에 내진을 하며 돌아다니시는 주취의의 중간체크가 또 다른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 도중 환자가 표현 못하는 생활환경은 가족 상담이라는 그룹을 형성해 가족들이 환자를 보면서 그 환경에 대한 정보와 때론 행동반응들을 면담을 통해 물어보며 체크를 하게 된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심리검사와 여러 가지 검사도 병행을 하긴 합니다. 그렇게 폐쇄병동에서 전반적인 모니터링과 병의 호전이 잡히면 생활병동으로 올려주게 되는 것이지요.

정신질환이 폭력적이라고요?
하지만 생활병동으로 올라가서 사회재활치료를 하는 것은 병에 대한 정보와 인지와 때론 대화나 소통에 관한 중점적인 트레이닝이 들어가는 것이지요. 여기서 좀 더 증상이 심하신 분들은 포괄적이고 그 패턴에 맞춘 또 다른 사회재활 치료 프로그램이 선행되기도 합니다. 이렇게 해서 다시 사회에 나가게 되는 겁니다. 그런데 증상에 의해서 폭력적이고 때론 과감한 표현이 일종의 우리사회에서 보여 지는 일부분에 대한 것에 매장을 당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실제로 환자들 그렇게 폭력적이고 과격한분 없으십니다. 그건 매스컴이 만들어낸 여론 그리고 문화가 만들어낸 잘못된 편견일 뿐입니다. 아파서 그럴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닙니다. 동등한 장애인들끼리 하는 말이 있습니다. 그렇게 폭력적이고 마음이 독한 사람은 절대 우리 같은 병에 안 걸린다고 말합니다. 왜 일까요?. 그렇게 마음이 강한 사람들이 어떻게 그런 정신병에 걸리겠냐는 것이지요. 그건 마음이 여리고 정말 선하고 남들에게 피해를 주며 살아가지 말아야겠다. 라는 마음을 가진 분들이 견디지 못해 생기는 병입니다.

치료약을 찾을 때까지 부작용 견뎌야
그 다음 또 다른 문제가?발생합니다. 우울증과, 조울증, 정신분열증이 그렇습니다. 우울증은 한없이 우울하기만 한 감정이 다운된 상태를 의미합니다. 일정기간의 시간이 지나도 변화가 없다면 우울증 판정이 나오는 병입니다. 조울증은 좋았다 나빴다 하는 변화입니다. 그리고 정신분열증이라는 병도 함께 동반하지요. (요즘 정신분열증이라는 용어는 조현병(調絃病)이라는 용어로 새롭게 정립되었더군요. 정신을 현악기 줄을 조율하듯이 그렇게 하면 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의미인 것 같은데 그렇다고 내용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겠죠.) 때론 약의 부작용에 의해서, 또 때로는 삶에 대한 자력의 의미를 상실하시는 분들에게도 찾아오는 게 바로 이 정신분열이죠.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이런 병을 치료할 수 있는 약이 계속 나오고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처음부터 자신에게 딱 맞는 약이란 존재할 수도 있지만 존재할 수 없을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중간에 신약이 또 개발돼 나오기 때문이죠. 그리고 자기에게 맞는 약을 찾을 때까지 부작용을 느껴야 한다는 겁니다. 성기능 장애의 부작용은 아주 대표적인거구요. 체중증가, 피로, 두려움, 기립성 저혈압, 설사 등이 대표적인 부작용이지요. 이 부작용들은 의사들이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병원을 찾아 진찰을 하는 경우도 있고요. 물론, 그에 따른 문제점도 많이 있죠. 노출되지 않아야 될 부분의 노출이 정신장애를 앓고 있는 분들이 염려 하시는 중요한 부분일수 있다는 겁니다. 국가에서 ‘너희들을 인정해 줄 테니 장애인으로 등록해라’고 사회복지법이 만들어져 있죠.

노출은 사회생활 사망선고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개인적인 이익보다 그에 따라 받게 되는 불이익이 더 많기 때문이지요. 노출되지 않는 분들 중 다수의 사람들은 군대도 다녀오셨고 때론 군대에서 도중에 의병제대 하신분도계십니다. 그런데 왜 불이익이 있다는 것일까요?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실시하는 난치성 질환이라는 게 있습니다. 병원 측도 일단은 어떤 방법으로든 노출시켜드리지 않고 지원을 해드리겠다라고 합니다. 그 말이 무엇이냐?.... 난치성 질환이긴 한데 병명에 대한 정보는 제공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그 병명을 제공 안 한다고 모든 게 끝난 것일까요? 제가 설사를 한참 할 때 그 전에 난치성 질환을 등록을 한 상태에서 그 상황을 검사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난치성질환으로 등록되어 있더군요. 정말 큰 문제는 바로 정보공개의 유무에서 발생하는 것입니다. 비록 병원 전산망에는 뜨지 않지만 정보공개가 비밀이라는 사실이 오히려 그 사람은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다고 묵시적으로 공개하고 마는 셈이 되는 것이죠. 이게 우리나라 현실이고요. 아마 난치성질환 등록을 유도하는 또 다른 이유 중에는 그런 환자들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지요. 하지만 난치성 질환을 등록하면 차후의 문제보다 지금 현재의 병원비에 대한 어느 정도의 지원이 조건이 되기 때문에 치료비 목적으로 하시는 분들도 더러 있고요.

운전면허 취득도 어려워
그렇다면 장애인 등록을 한 뒤에 생기는 불합리한 사항은 뭘까요? 그건 장애인 복지카드를 만들면 그 순간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지요. 바로 운전면허증 취득에도 걸림돌이 된다는 것이죠. 하지만 아주 심하지 않으신 분들까지도 운전면허의 박탈을 당해야 한다면 현 상황에서 병을 숨기고 서비스업이나 다른 운전이 필요한 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은 그냥 일하지 마라는 말 밖에 안 나온다는 결론이 성립되고 말지요. 그렇다고 의사의 소견서로 운전면허를 유지하는 게 쉽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일단 문제점이 나오게 되면 의사의 소견서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소견서가 나오게 되면 정상적으로 지원을 하고 수시적성검사를 받게 됩니다. 정기가 아닌 수시죠. 그 이유는 수시로 상태를 체크해 유지할 것인가, 중지 할 것인가를 판단하기 위해 만든 우리나라 사회의 또 다른가 편견이라는 것이지요. 그런데 의사소견서가 쉽게 나오냐?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의사들은 의사들 나름대로 책임회피 의식이 발생되게 되는 것이고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소견서를 써줄 수 있는 병원을 찾아가게 되는 것이고. 그렇게 찾게 되면 상당한 비용까지 발생하는 걸 감수해야 합니다. 이런 사회의 변질된 의식과 패러다임이 세상에 갇혀 있는 장애인들의 복지정책에 빛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사는 게 정말 힘들어
드러내지 못하는 사람들의 고충이 정말 얼마나 힘든 것이고 그 사람들이 겪고 있는 아픔이 정말 얼마나 고통스러운 것인지 때론 자신의 생각을 컨트롤 하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상태가 얼마나 괴로운 것일까 라는 거 생각해 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알면서도 할 수 없는 상태, 하지만 눈을 뜨고 움직이고 동작하고 생각한다는 것, 그리고 좌절 속에 사는 분들과 때론 그 좌절을 이겨내고 부족한 부분들을 감수하면서 악착같이 살아가는 사람들은 분명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계셔야 할 것입니다. 연예를 하게 되도 철저하게 숨겨야 하고 혹 드러나게 되면 헤어질 수 있는 상황들도 만들어진다는 거 정말~~!! 사람의 마음은 사람이 이해를 해야지 그 마음을 이해하지 않고 잘못된 시각으로만 본다면 그 후, 어느 누구도 인권을 주장할 수 없을 것입니다. 사는 게 정말 힘드니까요.
정리/홍봉기 기자

홍봉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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