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우 광양시 총무국장

인구가 곧 국력이라고 했다. 인구 감소는 노동력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즉 경제인구가 줄면 당연히 생산성이 떨어지고 생산성 저하는 곧 국력의 하락을 불러오는 것이다. 일찍이 중국의 마오쩌둥은‘인민이 곧 힘(人多力量大)’이라고 주장했다. 한 나라의 인구가 부국강병을 이루는 근력이 되고, 인구 감소는 곧 망국론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진리를 역설한 말이 아닐까 싶다. 우리나라에서 인구의 중요성은 정부의 가족계획 표어에서 잘 알 수 있다. 보건복지부의 자료에 의하면 1960년대 표어는 ‘적게 낳아 잘 기르자’였다. 1970년대에 ‘딸 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가 1980년대 와서는’잘 기른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로 변했다. 그러던 것이 2010년부터는 ‘하나는 외롭습니다. 자녀에게 가장 좋은 선물은 동생입니다.’라는 표어가 사용되고 있다. 지금 우리 광양시는 인구 늘리기와 전쟁 중이다. 물론 인구 늘리기가 어제 오늘의 얘기는 아니다. 우리 시는 그동안 전국 최초로 교육환경지원조례를 만들어 연간 20억원 이상을 지원해 왔다. 사통팔달로 도로를 뚫고, 기업체의 투자도 어느 도시보다 활발히 이끌어냈다. 광양제철소와 광양컨테이너부두, 경제자유구역. 누구든 몸만 건강하면 얼마든지 와서 먹고 살 수 있는 풍요로운 도시를 지향해온 갖가지 시정은 한결같이 인구 늘리기로 귀결됐다. 덕분에 전라남도 내의 인구가 줄고 있는 대부분 시ㆍ군과는 달리 우리 시는 매년 꾸준한 인구 증가세를 보여 왔다. 9월 말 현재 광양시 인구는 작년 말보다 2211명이, 지난달보다는 643명이 늘어난 14만7723명으로 15만 명 시대의 문턱에까지 와 있다. 인구 15만 명 시대가 되면 광양은 그 위상이 지금과는 몰라보게 달라진다. 우선 인구 증가에 가속도가 붙게 된다. 사람이 모이니 소비자가 늘어나 지역경제가 활기차게 돌아간다. 주택, 병원, 대학, 백화점 등 도시 정주기반이 빠르게 들어선다. 시청은 물론 유관 행정기관의 조직이 확대되어 행정서비스가 한층 더 향상된다. 지방교부세와 재정보전금 등 정부의 예산지원 규모도 더욱 커진다. 그야말로 광역 광양만권의 중심도시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지게 되는 것이다. 최근 정부는 행정구역 통합을 다시 치켜들었다. 지방행정 체제 개편 추진 위원회의 용역안에 따르면 시ㆍ군구 통합 기준의 하나로 광역시의 자치구와 일반시가 인구 15만 명 이하인 경우를 포함시켰다. 이 경우 원하지 않아도 통합을 원하는 인근 지자체로 흡수 통합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우리 시는 그동안 순천과 여수는 물론 하동과 남해를 아우르는 광역 광양만권 통합을 관철해 왔다. 과거 경험에서도 그렇고, 다른 지자체의 통합 과정을 비추어 봐도 통합에서 비롯된 아픔과 마찰은 만만치가 않다. 이러한 역효과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통합을 순리적으로 풀어가야 한다. 먼저 문화와 행정교류로 정서적 통합을 이룬 후에 쓰레기 매립장을 비롯한 각종 시설물의 공동사용을 통한 기능적 통합을 거치고, 한층 높아진 통합 분위기를 바탕으로 마지막 단계인 지역통합을 이뤄내야 함은 더 이상 강조할 필요가 없다. 인구15만 명 시대! 지금은 행정뿐만 아니라 시민 모두가 함께 나서야 할 때다. 우리 시에 살면서도 광양시민으로서의 법적 지위를 갖고 있지 않은 시민은 마땅히 광양시로 주소를 옮겨 15만 시민의 한 사람으로 거듭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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