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5주년특집]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 “민족 저항 시인 윤동주 세상 밖으로”

본 광양경제신문은 창간 5주년을 맞아 광양에서 재발견된 윤동주 기획특집을 꾸몄다. 다큐멘터리 사진작가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신윤식 작가가 직접 발로 뛰며 취재한 내용을 4회에 걸쳐 보도할 계획이다.
신 작가는 이 작업을 위해 무려 5년이라는 시간을 투자했다. 사실 광양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윤동주가 있었을까, 하고 생각하면 결코 소홀히 취급할 일이 아닌 것만은 확실하다. 이번 기획특집을 통해 다시 한 번 광양의 자부심을 고취시키는 것은 물론, 그의 원고가 발견된 광양망덕이 문화관광지로 새롭게 부상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1.광양에서 재발견 한 윤동주 ‘고향가다’/중국편
윤동주는 1917년에 태어나 1945년에 옥사했다. 어렸을 때 기독교 장로인 할아버지의 영향을 받고 성장한 탓에 그의 시는 기독교 색채를 많이 띄고 있다. 동생 일주(一柱)와 당숙 영춘(永春)도 시인이다. 그는 1931년 명동소학교를 졸업하고, 대랍자(大拉子) 중국인 관립학교를 거쳐 이듬해 가족이 용정(龍井)으로 이사하자 용정 은진중학교(恩眞中學校)에 입학한다. 1935년 다시 평양 숭실중학교로 학교를 옮겼으나, 이듬해 신사참배 문제가 발생하는 바람에 문을 닫게 되자, 용정으로 돌아가 광명학원(光明學院) 중학부에 편입, 졸업하게 된다. 그리고 1941년 연희전문학교 문과를 졸업하고 이듬해 일본으로 건너가 릿쿄대학(立敎大學) 영문과에 잠시 다니다가 같은 해 가을에 도지샤대학(同志社大學) 영문과로 전학하는 등 그의 학구열은 계속 된다.
그러던 중 1943년 7월 귀향을 앞두고 항일운동에 가담했다는 혐의를 받고 일경에 검거돼 2년형을 선고받고 광복을 앞둔 1945년 2월, 28세의 젊은 나이로 일본의 후쿠오카형무소(福岡刑務所)에서 생을 마친다. 그 당시 너무나 힘이 없었던 조국은 여린 시인하나 지켜내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가 남긴 순결한 서시는 전 국민이 애송하는 시로 사랑받고 있는데 그 배후에는 연희전문학교 재학 중 함께 하숙 생활을 했던 광양 망덕 출신 정병욱 때문이기도 하다. 정병욱은 그의 자필 시집을 보관했다가 해방이 된 후 출간했던 것이다. 윤동주는 일찍이 시인의 모습을 드러냈다. 처녀작은 15세 때 쓴 시 ＜삶과 죽음＞·＜초한대＞이며, 이 두 편의 수준이 상당한 것으로 미루어 천상 시인이 되기 위해 태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일찍이 시에 재능을 나타냈고 또 실재적으로 10대 때 다양한 시를 발표하기도 했다. 연희전문시절에는 ≪조선일보≫ 학생란에 발표한 산문 ＜달을 쏘다＞, 연희전문학교 교지 ≪문우 文友≫에 게재된 ＜자화상＞·＜새로운 길＞, 그의 사후인 1946년 ≪경향신문≫에 발표된 시 ＜쉽게 쓰여진 시＞ 등이 있다.
그리고 연희전문학교를 졸업하던 해인 1941년에 자선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발간하려 하였으나 실패하고, 자필로 3부를 남긴 것이 광복 후에 정병욱과 윤일주에 의해 다른 유고와 함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정음사, 1948)라는 제목으로 간행되면서 비로소 그의 시는 빛을 보게 된다. 20세를 전후해 10여 년간 전개된 그의 시력여정(詩歷旅程)은 청년기의 고독감과 정신적 방황, 조국을 잃음으로써 삶의 현장을 박탈당한 동일성의 상실이 그 원천을 이룬다. 초기 시에서는 암울한 분위기와 더불어 동시(童詩)에 깃들인 유년적 평화를 지향하고자 하는 현실 파악 태도를 볼 수 있다. 이러한 경향의 작품으로는 ＜겨울＞·＜조개껍질＞·＜버선본＞·＜햇빛·바람＞ 등이 있다. 후기 시로 볼 수 있는 연희전문학교 재학 시절에 쓰여진 시들은 일제 말기의 암흑기를 살아간 역사 감각을 지닌 독특한 자아성찰의 시세계를 보여준다. ＜서시＞·＜자화상＞·＜또 다른 고향＞·＜별 헤는 밤＞·＜쉽게 쓰여진 시＞ 등이 이러한 경향을 보이고 있는 대표적 작품들이다. 윤동주의 시는 한마디로 어두운 시대를 살면서도 자신의 명령하는 바에 따라 순수하게 살아가고자 하는 내면의 의지를 노래하고 있는 게 큰 특징이다. 그의 유해는 아직도 고향 용정에 묻혔 있고, 1968년 연세대학교는 학교 교정에 윤동주 시비를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