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민들이 단단히 뿔이 났다. 상황으로 봐서는 금방이라도 폭발할 것 같은 분위기다. 백운산이 서울대 소유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말에 15만 시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도대체 국가 재산인 백운산을 서울대가 소유한다는 게 말이 되는 소린가. 그것도 박희태 국회의장이라는 자가 직권상정(職權上程)으로 날치기 통과시켰다는 점이다. 직권상정이란 통상적 절차인 상임위를 거치지 않은 법안을 국회의장이 직권을 이용하여 본회의에 안건을 직접 상정하는 것을 말한다.

국회법 제 85조에 근거하여 의사일정에 대해 국회운영위와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때 의장의 권한으로 그렇게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런데 이 보다 더 안타까운 일은 그렇게 될 때까지 정작 당사자인 우리들은 까마득하게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아니, 그처럼 중요한 사안(事案)을 광양시와 의회가 놓쳤다는 것도 쉽게 납득하기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왜냐하면 직권상정을 하는 동안에는 먼저 공문으로 심사기간을 정하고, 기간 내 심사를 마치지 못한 경우에 가서야 직권상정을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렇게 할 경우에는 상정에 앞서 심사경과에 대한 중간보고를 받아야 하는 게 원칙이다. 아무리 직권상정을 한다고 해도 쥐도 새도 모르게 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그동안 광양시민 이하, 백운산을 사랑하는 사람들 공동대표들이 이 문제에 대해 날을 세우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상황이 발생해 황당하기 짝이 없다. 그렇다면 그동안 우리가 해온 노력들은 도대체 무엇이었단 말인가? 아니면 ‘설마’에 의지해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지난 15일 개최된 백운산 지키기 간담회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 성토(聲討) 수준을 넘어 비토(悲討)를 쏟아냈지만, 한 번 통과된 안건이 다시 원상복귀 될지 현재로써 장담할 수 없는 입장이다.

이날 간담회 자리에는 지역 정치인은 물론 시의회까지 총 동원돼 광양시민의 결의를 굳게 다지는 소중한 시간이 되기는 했지만, 칼자루는 우리가 쥐고 있는 것이 아니라 국회가 쥐고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그들이 쉽게 이 문제를 되돌려 놓을지 의문이다. 상황이 이처럼 불리하게 전개 되자 시민들 중에는 더러 ’이미 백운산이 서울대로 무상양도 돼 간 다음(?)에 하는 것이 간담회란 말인가‘ 라며 서운한 감정을 우회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 기회는 있다. 내년에 서울대 법인화 관련법 폐지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커 보이기 때문이다. 다만, 그 때까지는 어떤 일이 있더라도 무상양도 협의는 막아야 한다. 지금 상황으로만 보자면 광양시가 약간 불리한 입장에 놓여있는 게 솔직한 입장이지만, 15만 광양시민이 힘을 보태고 물리적인 힘을 동원해서라도 우리의 의지를 보여 준다면 백운산이 서울대학교로 양도되는 것만큼은 충분히 막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그 어느 때보다 당신의 관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홍봉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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