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종 웅 선린의원 원장

의사란 생명을 다루는 직업이라 늘 신경을 곤두세우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다양한 환자들을 대할 때면 여간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게 아니다. 말이 쉬워 친절이지, 보통 내공을 쌓지 않으면 그 또한 쉬운 일이 아니다. 그 중에 유독 의사를 힘들게 하는 환자들이 있는데, 바로 뚜렷한 병명이 나오지 않아 애를 먹이는 ‘갈팡질팡’ 환자들이다. 이들은 이 병원 저 병원 돌아다니는 것을 취미로 여긴다. 아무리 이상이 없다고 말해줘도 믿으려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의사와 병원을 불신하기도 한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그냥 내버려 두는 수밖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 안타깝지만 그들 중 더러는 민간요법을 찾아 방황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주술사를 찾아갔다가 몸과 마음을 망치는 경우도 허다하다. 사실 건강을 지키는 일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은 아니다. 기본으로 돌아가면 되기 때문이다. 소위 건강의 삼대 요소라고 할 수 있는 영양, 휴식, 운동을 적절하게 활용하면 우리 몸은 큰 탈이 생기지 않는다. 그렇지 않고 이 세 가지 중 어느 하나만 어긋나도 몸은 균형을 잃게 되고 병을 불러오게 된다. 그 중에 특별히 영양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요즘 우리나라 사람들이 섭취하는 음식을 보면 실로 우려스러운 마음 금할 수가 없다. 몸에 좋다면 그저 아무거나 가리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는 우리 민족이 예로부터 의식동원(醫食同源)이라는 훌륭한 사상을 가지고 있는 민족이기 때문이지 싶다. 그러나 모든 음식에는 반드시 궁합이 있게 마련이고, 사람의 체질에 따라 독이 되기도 하고 약이 되기도 하는 법이다.

불과 30여 년 전에는 제대로 먹지 못해 병이 생겼다면 요즘에는 너무 잘 먹어 병이 생기는 아이러니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음식조절 못지않게 중요한 게 ‘휴식’ 이다. 과거에는 주로 학업과, 업무량이 많은 청소년이나 직장인들이 문제가 되었는데, 근래에는 밤늦게까지 인터넷에 중독된 인구들이 많아지면서 휴식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얼마 전에 우리 병원에도 뚜렷한 원인을 알 수 없는 청소년 환자가 찾아 온 적이 있다. 아무리 진찰을 해도 정상적인데 매일 어지럼증에 코피를 쏟고, 툭하면 학교에서 존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이상한 생각이 들어 일대일 면담을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새벽까지 컴퓨터 게임에 몰두하고 있었다.

이처럼 제때 휴식을 갖지 않게 되면 신체에 이상이 생기게 마련이다. 그리고 음식과 휴식 못지않게 중요 한 것이 바로 운동이다. 운동은 부족해도 탈이지만 지나쳐도 문제다. 기본적인 운동량이 부족하면 근육이 약해져 조금만 일을 해도 통증을 쉽게 느끼게 된다. 이런 운동 역시 자기 체질에 맞춰서 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고 무턱대고 하다가는 더 몸을 망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자기 몸에 맞는 운동법을 찾는 게 중요하다. 운동만 제대로 해도 우리는 많은 질병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데, 이는 바로 운동이 갖고 있는 신비한 효능 중 하나다. 오죽하면 운동이란 운(運)을 불러들이는 움직임(動)이라고 했겠는가. 아무쪼록 건강의 삼대 기본요소를 늘 염두에 두고 남은 여름, 건강하게 보낼 수 있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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