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병 채 전남도 교육의원

우리 교육은 지난 60여 년 동안 세계가 놀랄 정도의 높은 교육열과 정부의 적극적인 교육 정책 추진으로 인하여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하였다.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의무 교육이 이미 정착되었으며, 1974년 이후 이루어진 고교 평준화 정책으로 인하여 중등 교육도 보편화 되었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고교 진학률은 99% 이상에 달할 정도로 높아 누구나 중등 교육을 이수할 정도가 되었으며, 대학 진학률도 80% 이상에 달하고 있어 교육이 대중화 단계를 이미 넘어 섰다 하겠다. 교육의 질적인 측면에서도 몇 번에 걸친 교육 과정 개편을 통해서 교육의 방법이나 평가 방식에도 많은 변화와 개선이 있었다.

정부의 교육에 대한 막대한 재정 투자로 지속적인 교육 정보화를 추진할 수 있었으며, 이로 인하여 우리나라 초·중등학교의 지식 정보화 추진 현황은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그 동안의 우리 교육 발전을 통해서 우리사회가 필요로 하는 다양한 인력을 배출함으로써, 정치, 경제 측면과 사회적 통합 그리고 문화의 발전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새로운 가치관 형성과 국가 발전을 위해 많은 기여를 해왔다 하겠다.

그러나 이렇게 화려해 보이는 우리 교육 발전의 이면을 들어다보면 개선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우리 교육이 과연 최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가에 대한 논쟁이 교육계에 몸담고 있는 교육자들 간에 많이 행해지고 있다. 우리 교육의 문제점 중 하나는 교육 운영이 획일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대학 입시나 교과서제도 등이 정부 주도하에 행해지고 있으며, 또한 교육의 지원, 관리하는 행정 운용 방식이 아직도 정부 주도적이고 획일적이다는 것이다. 이렇다보니 교육 프로그램이나 제도 운영이 경직되어 있어 창의성이나 자율성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지역이나 단위 학교의 특성을 살릴 수 있는 차별적이고, 창의적인 교육 프로그램 운영이나 지원이 제대로 행해지지 못하고 있으며, 또 교육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데 치중하지는 못하고, 제도나 인프라 구축에 주로 치중하다보니 우리 교육이 학부모나 국민의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소득 격차가 심하다 보니 학부모의 경제적인 수준에 따라 계층 간에 교육 격차가 상존하고 있는 것도 큰 문제다.

저소득층이나 낙후지역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가 계속 떨어지고 있고, 이로 인하여 학생들 간의 학력 격차가 심화되고 있다. 사교육비의 증가로 인하여 계층 간의 위화감이 조성되고 있고, 교사들의 직무 의욕을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교원의 전문성 부족으로 인한 공교육의 부실을 초래하고 있다.

교육 정책 수립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핵심 요소인 평등주의와 자유주의의 가치를 적절하게, 조화롭게 융합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우선순위와 무게를 어느 쪽에 둘 것인가를 놓고 의미 없는 논쟁을 계속해 왔으며, 문민정부나 국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교육 개혁 정책에 대해서도 ‘신자유주의 교육개혁’으로 반 신자유주의 입장에 있는 반면에, 교육 개혁을 추진하는데 있어 지나친 시장주의 경쟁과 경제 논리를 강조하는 신자유주의가 상존해 있다.
이제 이런 문제를 하나씩 해결하는 데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때다. 역시 미래 국가의 힘은 교육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교육의 본질이 회복될 때 국가의 장례도 밝게 빛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데스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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