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 해보지 않으면 즐거움 몰라요”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한 낮, 취재를 하기 위해 나서니 열기가 온통 나에게 달려온다. 그러나 연신 웃음 짓는 박삼숙 회장을 만나 인터뷰를 하는 동안 뜨거운 열기가 봄 눈 녹듯 사라졌다. 뜨거운 열기보다 더 열정적인 그의 얘기를 취재했다.

4대가 함께 모여 살아요
“종갓집 맏며느리입니다. 지금은 시제와 4번 제사를 모시지만 제가 시집 오니 제사가 13개나 되더군요. 시어른 모시면서 제사에 집안일, 농사일, 그야말로 정신 없이 살았어요. 그런데다 딸만 다섯을 낳았습니다” 종갓집 며느리가 딸만 낳았으니 아들 바라는 것은 당연지사.
“아들 낳는다고 딸 다섯을 낳았을 때 마음이 어쩌겠어요. 시어른들 눈총도 따가웠지요. 그러나 요즘은 딸이 많아 되려 행복합니다”

그는 4대가 함께 살고 있다고 한다.
“올해 시어머님이 79세입니다. 아직 정정 하셔서 농사일도 하고 경로당에 가고 젊게 사십니다. 딸, 손주까지 한집에 살기 때문에 우린 4대가 모여 살지요. 열 식구라 일손도 많고 할 일도 많지만 웃음도 그만큼 많습니다”
대부분 햇 가족이 사는 요즘 보기 드문 가족이야기다.

봉사일 해보지 않으면 즐거움 몰라
“새마을부녀회와 농협을 통해 봉사를 주로 합니다. 새마을부녀회 회원은 39명입니다. 각 아파트마다 한 명씩이지요”
2003년부터 부녀회 봉사활동을 시작했다는 그는 결혼하고 지금까지 시어른을 모시고 살면서 봉사 일을 하며 터득한 것은 자기 성격은 자기가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집에 있으면 우울증, 화병이 나기 마련입니다. 훌훌 털고 나와서 세상 사람들도 만나고 봉사도 하다 보면 나보다 어려운 사람이 세상에 많다는 것에서 위안을 받고 그들께 다가가면 행복이 밀려옵니다. 그러다 보면 봉사는 힘든 것보다 받는 즐거움이 많아요. 아마 봉사를 해보지 않은 분은 봉사에서 느끼는 행복을 모를 겁니다”
그는 재미있게 사려면 봉사를 하라고 권한다.

광양제철소 덕분에 일손 줄어
그는 김해에서 시집와 광양에 산지 30년 됐다. 결혼하고 보니 일이 끝이 없었다고 한다. “제가 시집와서 김양식도 하고 농사도 짓고 잠시도 쉴 틈이 없었어요. 그런데 결혼 1년 만에 광양제철소가 이곳에 들어오면서 보상을 받고 일이 줄어 편하게 살 수 있었지요. 광양제철소가 이곳에 들어온다는 것을 모르는 제겐 많은 일 속에서 나를 구해준 광양제철소가 더없이 고맙죠”

농담인 듯 뱉으면서 활짝 웃는 그는 일하든 솜씨로 봉사에 나섰다고 한다.
“우리들 병원 목욕 봉사 가면 느끼는 것이 많습니다. 간혹 시어머니와 갈등이 있을 때 남에게도 봉사하면서 내 어머니 하나 잘 못 모시면 되겠냐는 생각이 들면 금새 마음이 편해지더군요”

봉사도 전문가 시대
“요즘 봉사도 전문적으로 배워서 합니다. 저는 미용봉사, 산모도우미, 노인복지요양보호사, 응급처치 등의 수료증을 받았어요. 앞으로 제대로 된 봉사를 하려면 더 많은 공부를 필요로 하겠지요” 봉사도 이제 전문인 시대라고 말하는 그는 모두 무료 봉사를 하고 있다.
“봉사를 해보니 일이 끝없이 많고 어려운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지 몰랐어요. 앞으로 힘이 다하는 날까지 봉사를 할겁니다”

그가 하는 봉사 일들을 물었더니 “김치 담아주기, 우리들 병원 목욕봉사, 미용봉사, 경노당 청소 일은 물론 봄이면 녹차 따주는 일, 매실 따 주는 일, 가을에는 배 선별 작업까지 농촌 일손 돕기도 마다하지 않고 찾아 다닌다”고 한다.
“저희들은 농촌사람들에게 조금의 부담도 주지 않기 위해 농촌 봉사 갈 때 도시락을 꼭 싸가지고 갑니다”

중마동 아름답게 가꾸는데 동참
“요즘 자기 집 앞 가로수 밑에 자란 풀을 뽑고 그곳에 꽃을 심었으면 하고 구상합니다. 그곳에 꽃을 심으면 쓰레기 봉투가 쌓여 있는 것을 막을 수 있고 자기 집 앞이 깨끗해져서 모두 좋은 반응을 보이리라 생각합니다”
그는 중마동이 깨끗해지는 일이면 무엇이든 할 계획이라고 한다.
“중마동을 아름답게 가꾸기 위해 커뮤니티센터 길에 해바라기 천 평 정도를 심었어요. 씨를 뿌려서 정성스레 가꾸었더니 얼마나 튼실하게 꽃을 피웠는지 너무 아름다워요. 올해 처음 심었는데 내년에는 더 많은 꽃을 가꿔 중마동을 찾는 분들에게 환한 기분을 만들어 줄겁니다. 중마동 동장님이 사진 콘테스트라도 열어야겠다라며 웃더군요”

새마을부녀회원들이 지극 정성으로 가꾼 덕이라며 꼭 들려보라고 권한다.
“오래 봉사 일을 하다 보니 아는 사람들이 많아서 좋아요. 주부로 있었다면 특별한 인연 맺기가 어렵잖습니까. 많은 사람들과의 인연은 재산이라고 생각합니다” 봉사를 사랑으로 실천하는 박회장 같은 사람들이 있어 세상이 아름답고 맑아지는 것이 아닐까!

조경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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