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봉기 기자

요즘 휴가철을 앞두고 집집마다 이런저런 고민들을 하지 싶다. 가만 돌아가는 추세를 보니 제주도 올레길과 증도 슬로시티가 사람들 입에 많이 오르내리는 모양새다. 도대체 제주도와 증도가 그렇게 인기가 높은 이유가 뭘까, 하고 생각한 결과 그 섬들은 나름대로 스토리텔링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었다. 이제 스토리텔링을 갖추지 않으면 관광 상품이 되지 않는 시대가 된 것이다.

그래서 각 지자체에서는 스토리텔링을 만들어 내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 하고 있다. 하지만 스토리텔링이란 하루아침에 뚝딱하고 만들어 낼 수 있는게 아니다. 그 배경에는 나름대로 탄탄한 이야깃거리가 뒷받침 돼야 한다. 어느 여행가의 말을 빌리면 벨기에 있는 ‘오줌싸개 동상’을 보려고 찾아오는 관광객이 한 해 800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겨우 60cm에 불과한 그 오줌싸개 동상 하나를 보려고 말이다. 그러나 그 배경에는 역시 스토리텔링이 자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에 있는 인어동상이나 독일 라인 강변에 있는 로렐라이 언덕도 마찬가지다. 주변 산책로만 좀 볼만 하지 인어동상은 정말 볼품이 없다고 한다. 그런데도 100년 동안 끊임없이 관광객을 불러들이고 있다. 사람들이 그렇게 몰려드는 이유는 이야기라는 매력에 끌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 광양시는 어떨까? 광양시도 얼마든지 스토리텔링을 만들어 관광상품화 할 수 있는 곳이 많다. 당장은 도선국사 이야기를 역사적인 사료에 의해 재해석을 할 필요가 있음은 물론, 역사에 기록되지 않는 야사를 발굴해 스토리텔링화 한다면 충분히 매력을 가지게 될 것이다.

태인동 전우치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전우치는 영화까지 만들어졌기 때문에 그 가능성은 배로 높다. 장성의 홍길동 마을이나, 남원에 있는 흥부 마을은 비록 실존하는 인물이 아니지만 나름대로 스토리텔링을 등에 업고 선전을 하고 있다. 앞으로 광양시가 철의 고장을 넘어 관광의 고장으로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스토리텔링에 입각한 관광 상품을 만드는 게 급선무다.
미래는 정보를 많이 소유한 자 보다는 풍부한 이야깃거리를 가지고 있는 자가 시장을 지배하게 될 것이다. 이미 스토리텔링이 뜨는 시대가 도래(到來) 하기 시작했다. 광양시는 이에 대하여 얼마나 준비를 잘 갖추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홍봉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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