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집이라는 말을 쓸 때는 늘 ‘모일 집’(集)을 생각한다. 집은 가족을 모이게 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 우리 사회는 집이 행복과 사랑을 창조하는 쉼터라기보다는 오로지 돈을 버는 투기의 개념으로 바뀐 지 오래 됐다. 오죽하면 집은 ‘사는 것’이 아니라 ‘사는 곳’이라고 하는 광고까지 해대겠는가.
지금 성호아파트 문제가 또 사람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 어떻게 된 게 가장 우선적으로 법적인 보장을 받아야할 주거문제가 그렇게 허술한지 모르겠다. 아니, 주거 이전의 자유만 소중하고 주거안전보장문제는 소홀히 해도 괜찮다는 말인가.

현재 우리나라 주택법은 너무나 허술하고 문제점투성이라 서민들이 집 한 채 장만하거나 전세로 세 들어 살 때는 온갖 서류를 다 확인해 봐야 한다. 그래도 안심하지 못하는 나라가 우리나라다. 요즘 성호아파트를 다른 업체로 넘기면서 당초 약속보다 높아진 분양가로 인해 갈등의 골이 깊어가고 있는 모양이다.
서로들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어 당분간 이 문제는 더 시끄러울 것으로 보인다. 다른 것은 몰라도 집을 가지고 서민들을 울리거나 장난치게 해서는 절대 안 된다. 집은 서민들의 마지막 보루(堡壘)요, 안식처이기 때문이다. 집이 무너지면 가정이 무너지고 가정이 무너지면 사회가 무너지게 된 다는 것, 모두가 잘 알고 있지 않는가 말이다.

김태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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