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봉기 기자

지난 1일 광양시 민선 5기 체제가 공식 출범 했다. 출범(出帆)이란 말 그대로 배가 돛을 올리고 항해를 시작한다는 뜻인 만큼 4년간의 항해를 위해 철저히 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알다시피 광양 시장 3선 당선은 타 지자체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드문 일이다. 좋게 말해서는 이성웅 시장에 대한 인지도가 그만큼 높았다는 방증(傍證)이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그만큼 인물이 없었다는 뜻도 된다. 어쨌거나 이번 5기에는 ‘광양의 100년 길라잡이’와 ‘광양의 르네상스 시대’를 새롭게 펼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어 시민들은 큰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특히 광양의 르네상스 시대를 열겠다고 장담을 한만큼 그에 걸맞는 정책을 펼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 알다시피 르네상스는 ‘재생한다’ ‘부활한다’ 뜻인데, 문제는 ‘르’(다시, 거듭)라는 접두어가 빠지면 아무런 일도 되지 않는 다는 사실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명심보감에도 미래를 알고 싶다(欲知未來)면 지나간 일을 먼저 살피라(先察已然)라고 했다. 그동안 이 시장의 이미지는 너무 우유부단하다는 것이 지배적이었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그만큼 신중하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추진력이 그만큼 부족하다는 의미도 된다.

현재 광양시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한 리더십이 요구되고 있다. 물론 이 시장에게는 그동안 쌓아온 8년이라는 행정 경험이 있다. 이것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소중한 자산이지만 자칫하면 일을 그르치게 하는 원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없잖아 있다. 어느 부서가 되었건, 한 사람의 체제가 오래 지속되다 보면 매너리즘에 빠지기 쉬운 법이다. 그래서 누군가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면 ‘예전에 다 해봤다’는 투로 나오기 쉽다. 설령 그렇다고 해도 까보고 뒤집어보는 새로운 발상의 전환을 할 필요가 있다. 늘 겪는 것이지만 옛것 속에 새로운 것이 들어 있는 법이다.

또한 넘어야 할 산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거시적으로는 남해안 선벨트 중심도시, 동북아 자유무역도시 건설 등이고 미시적으로는 인구늘리기와 항만 물동량 확보와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방안 등이다. 이런 문제는 우리 모두가 나서야 달성이 가능한 일이지만, 이번에 새롭게 출범한 민선 5기가 뚜렷한 도시 비전을 가지고 앞장을 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화려한 구호가 아니라, 실천할 수 있는 행동과 의지력이다. 시민들은 그렇게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홍봉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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