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태 균 본지 전 발행인

경제적 여유가 행복을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행복의 조건은 될 수 있다. 간혹 가난에 대한 미덕을 찬양하는 사람이 있지만, 정말 가난해 본 사람에게는 대단히 실례된 말이 아닐 수 없다. 하긴 방글라데시와 같은 후진국 나라의 행복지수가 높다는 연구 발표도 있었지만, 그것은 하나의 상대평가일 뿐 객관적인 평가는 되지 못한다.

물론, 행복을 어떻게 객관화 할 수 있겠는가만, 얼마 전에 우리나라에서 경제행복지수에 관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적이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경제 행복지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경제적 행복지수는 지난해 12월 42.5점(100점 만점)을 기록, 지난해 6월보다 3.9포인트 올랐다. 이는 조사가 시작된 2007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이 지수는 지역별 인구에 비례해 20세 이상 성인 남녀 1029명을 상대로 전화 설문을 벌여 자신이 처한 경제적 상태와 향후 전망 등을 점수화한 것이다.

지역별 행복지수는 강원이 49.1점으로 가장 높았고 제주(46.4점), 울산과 충북(각 45.6점), 전남(45.5점) 등의 순이었다. 반면 인천(35.7점), 전북(37.0점), 경기(37.1점), 대구(37.7점) 등은 평균을 밑돌았다. 직업별로는 공무원이 54.8점으로 가장 높았고, 자영업자가 34.6점으로 가장 낮았다.
또, 미혼자(48.1점)가 기혼자(41.2점)보다 높았다. 경제 회복이 피부로 느껴질 것 같은 시기로는 응답자의 67.5%가 내년 이후라고 답했다. 경제적 행복지수 구성 요소(경제적 안정, 경제적 우위, 경제적 발전, 경제적 평등, 경제적 불안)의 각 항목별 수치들도 5회 조사 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했다. 경제적 불안은 수치가 높을수록 경제적 불안이 해소되는 것을 의미한다. 경제가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공무원의 경제적 행복지수가 전문직의 행복지수 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또한 경제적 행복 예측의 경우 전문직을 제외한 모든 직업이 상승하여 전문직의 경제 기대감은 경제 회복이 현실화된 이후에야 개선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소득의 경우 8000만원 이상, 자산의 경우10~20억원 미만 자산가의 경제적 행복지수가 가장 높았다. 그러나 소득별 상승폭으로 보면, 4~6000만원 미만의 경우 행복지수가 2009년 상반기 대비 높아졌으나 6000만원 이상 소득자는 행복지수가 낮아졌다.

이것은 고액 소득자의 소득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회복이 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학력별로는 중졸 이하 저학력자의 경제 행복감이 가장 낮고 대학원졸의 고학력자의 행복지수가 가장 높았다. 그러나 중졸 이하 학력자의 경제적 행복지수가 전기 대비 가장 높은 상승폭을 보였으며 학력이 높아질수록 상승폭이 낮아졌다. 이는 정부의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 정책으로 저학력일수록 해당 일자리수가 많이 늘어난 것으로 판단된다. 고학력 실업 문제가 전혀 개선되지 않음에 따라 대학원졸 고학력자의 경제적 행복지수 상승폭이 낮은 것으로 보인다.

미래 경제적 행복 예측도 전체 학력군에서 모두 크게 높아져 현재 상황이 미래에는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하나의 수치에 불과할 뿐이지 누구에게나 공통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오히려 경제적인 행복은 자기 자신 스스로 만들어갈 때 훨씬 높게 나타나고 있다. 그러기 때문에 나름대로 경제적인 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재테크에 관하여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이거나 아니면 나의 꿈 10억 만들기 등 나름대로 경제적 행복을 찾는 게 중요하다.

아무리 주변에서 뭐라고 한들 내가 스스로 만족하지 않으면 행복은 절대 찾아오지 않는 법이다. 또한 나의 경제적 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해서는 본인이 처한 현실을 좀 더 냉정하게 평가하고 올바른 판단을 내린 후 스스로 긍정적인 사고와 적극적인 사고방식으로 현실을 대처해 나갈 때 행복지수도 함께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김태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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