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정 택 동광양중학교 교감

봄이 오는 길목에서 계속되는 차가운 봄비가 자주 내린다. 더구나 달갑지 않은 연례행사처럼 찾아오는 불청객 황사에, 설상가상으로 세찬 바람까지 부는 날이 잦아졌다.
한 마리의 제비가 찾아왔다고 봄이 결코 오는 것이 아니다고 했던 의미심장한 말을 떠올려 본다. 아름다운 동광양의 봄 꽃 동산이 하루 속히 보고 싶다. ‘미래의 항만 물류 국제화 도시 동광양에 거주한 지 2년이 가까워 오고 있다. 동광양(東光陽)을 한자로 풀어보면, 동녘에 찬란한 아침 해가 솟아오르는 형국의 밝은 이미지를 먼저 준다. 미래가 약속된 축복 받은 도시임에 틀림없다.

작년 교장 자격 연수를 받을 때 나는 전국에서 모인 수백 명의 예비 교장들에게 동광양 예찬을 수없이 하며 부각시킨 바 있다. 내 고향보다 더 자랑했다.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이곳 광양에서 나는 2008년 9월2일 영광스런 광양시민이자 중마동의 주민이 된 것이다. 그리고 처음으로 市로부터 융숭한 물질적 정신적 대접을 받아 보았기에 고마운 마음 결코 잊을 수가 없다. 내가 거주하는 성호 2차 아파트에는 참으로 인구 밀도가 높은 곳이다. 코 흘리게 아이들이 늘 울고불고 야단이다. 놀이터의 미끄럼틀이 반질반질 닳아 쉴 날이 없다.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그리운, 외로운 정적만 남은 농어촌에서는 보기 드문 참으로 살맛나는 세상을 늘 접하고 산다.

특히 아름다운 모습은 무더운 여름날 더위를 피해 석양 무렵에 그늘진 아파트 앞 놀이터에서 같은 또래의 젊은 여자들이 삼삼오오 모여 아이 키우는 이야기와 유모차 안의 새 생명에게 부채질을 하고 있는 모습에서 나는 신선 生의 의미를 발견하곤 한다. 가끔은 집에서 가까운 농협하나로 마트에서 시장을 보는데, 간혹 무거운 짐을 들고 가는 임산부의 짐을 들어주는 것 또한 작은 내 기쁨이기도 하다. 1973년 군 제대를 한 나는 예비군 훈련을 여러 해 받은 기억이 난다.

그 때 정관 수술을 하면 훈련을 제외 시켜주기도 했던 그 시절 생각을 하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농어촌 학교들이 학생 수 감소로 인해 폐교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절박한 상황을 생각하면 인구정책 같이 어려운 게 또 어디 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나는 저녁을 먹은 뒤 모임이 없을 때는 꼭 내 아파트에서 출발하여 광주의 과거 충장로와 같은 번화한 거리를 지나 직진하여 터미널이 나오는 길을 걷고 터미널에서 좌회전하여 광양경제신문사 앞을 지나 중마고 뒤를 돌아 체육공원의 트랙을 돌고 백운고 앞을 지나 육교를 건너 집으로 간다.

교외 생활지도를 곁들이면서 내 건강을 살피고 있다. 사시사철 그 때마다 자연을 접하는 공원이나 녹지대가 너무 많아 편안한 안식에 무한한 감사를 드리며 생활하고 있다. 간혹 점심이나 저녁시간에 식당을 찾으면 명성이 난 식당가는 예약이 아니면 먹을 수가 없다. 주로 푸른 정복을 입은 포스코 임직원들이 대부분이다.

지역 경제에 이렇게 큰 몫을 해 준 이 고장 광양제철소는 광양의 보배가 아닐 수 없다. 중마시장안을 한 바퀴 돌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세상사는 모습이 보인다. 저렴한 가격에 싱싱한 회 맛으로 혀끝을 즐기기도 한다. 나는 광양에서 오래도록 머물고 싶다. 또한, 광양 사람들은 타 지역 사람들이 많이 모여살고 있지만 텃세를 전혀 하지 않은 개방된 신도시다. 더불어 사는 즐겁고 신바람 나는 도시임이 틀림이 없다.

데스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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