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상 진 광양제철고 교장

교육은 백년지대계라 했다. 거대한 물줄기가 도도하게 흐름을 이어가듯 한 나라의 교육제도도 안정된 제도 속에 이어가야 만이 미래를 향한 국가와 사회는 발전될 것이며, 교육 선진국의 반열에도 오를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사회는 대학을 나온 사람들이 학창시절을 돌아볼 때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기가 다닐 때의 학부명과 학과명, 학교 특징들을 생각하며 과거와 현재를 연결시킬 수가 있을까? 수없이 바뀌기만 하는 제도, 힘 있는 사람들의 학문적 논리 밖의 또 다른 논리에 따라 대학은 학생 모집 방법에서 운영방법까지 철저하게 바뀌어 오고 있는 우리 대학의 현실, 아마도 자기가 다녔던 대학의 학과 정원은 고사하고 학부명과 학과명만이라도 유지되고 있다면 그들은 정말 대단히 행복한 대학추억을 간직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일 게다.

그리고 대학과는 달리 고등학교는 더욱 더 심각함을 느낄 수 있다. 일반고, 특목고,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전기고, 후기고, 대안학교 등 현재 교육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조차도 그 종류와 운영방법 등을 잘 모를 정도로 많은 학교들이 있거나 세워지고 있고, 심지어 학생의 집이 학교 옆에 있는데도 기숙사에 들어가 공부를 해야 할 정도로 특이한 학교도 많다.

공교육과 사교육의 안정적 운영이나 초일류를 향한 교육의 방지책을 위한 다양한 교육방법의 시도도 좋다. 또한 지나친 경쟁력을 유발시키지 않기 위한 사교육 방지책의 설정도 필요할 것이다. 교육은 건축물을 짓고 허물듯 몇몇 사람들의 힘의 논리에 따라 졸속으로 이루어져서는 결코 안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는 언제부터인가 정작 ‘다니고 싶은 학교’ ‘보내고 싶은 학교’ 는 사라지고 무언가를 위해서는 꼭 가야만 하고, 어떠한 부담이나 희생이 강요되어도 다녀야 하는 학교가 참 다양한 모습으로 끊임없이 세워지고 있으며, 수많은 우리 귀여운 자녀들은 힘 센 사람들이 주장하는 교육적 실험에 희생당하고 있다.

교육이란 모든 교육 제도의 실천을 위한 만능의 학교도, 지도에 만능인 교사들도 있을 수 없는 현실에서 매스컴을 이용한 연기력 강한 특수 학원 강사들을 인터넷이라는 매체를 이용해 강의를 하게 함으로 인해 교단에서 오랜 세월을 몸 바쳐 노력해오고 있는 교사들의 의욕과 사기를 떨어뜨리고 있는가 하면, 영상물 등을 통한 교육으로 인해 한 편의 스포츠 중계나 즐거움을 주는 드라마, 오락과 같은 순간 감각 전달 위주의 교육이 교단에서의 순수교육과 비교되어서도 안 되기 때문이다.

학교를 믿고, 선생님들의 노고를 믿고, 내 자녀들이 정말 다니고 싶은 학교, 정말 보내고 싶은 학교는 ‘소박하면서도 정감이 넘치는 학교’여야만 한다. 조금 일찍 시작하고 조금 늦게 끝나는 것이 문제가 아니며, 자기 주도적 학습을 위한 야간 학습마저도 많고 적고의 문제가 아니다.

지역 실정에 맞고, 학생, 학부모의 여건에 맞기만 한다면 모든 학교는 조금은 차등 교육도 실시할 수 있어야 하고, 학교 밖 교육에 의존하기보다는 학교와 학생, 학부모가 철저히 신뢰하는 가운데 모든 교육활동을 학교 안에서 이어갈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우리가 바라고 원하는 정말 ‘좋은 학교’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데스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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