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름하면 중앙초교가 최고입니다”

제38회 전국소년체육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는데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표창을 받은 김진각 선생님, 광양시에 중마동이 생기면서 가장 첫 번째 생긴 학교가 중앙초등학교라며 만나자마자 환한 웃음으로 학교 자랑부터 시작했다. 그의 남다른 학교 사랑 이야기를 들어보자.

전국에서도 이름난 씨름 학교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내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그런데 작년 대회 때 저희 학교 학생들이 씨름에서 금메달 4, 동메달 4개를 땄어요. 사실 금메달 하나도 못 따는 학교가 대부분입니다.”
그는 제자들이 잘 해준 덕분에 큰 상을 받았다며 싱글벙글이다.

“전국대회에서는 금메달을 비롯해 메달을 40개 넘게 땄어요. 그러나 소년체전은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만큼 무척 어렵습니다. 따라서 모든 학교들이 전국소년체전에 맞추어 연습을 합니다. 일반대회에서 4관왕을 거머쥔 아이들도 소년체전에서는 금메달을 놓치곤 하지요. 그만큼 소년체전은 전국에서 우수한 학생들이 다 모입니다. 어려운 가운데 금메달을 딴 아이들 덕분에 저까지 큰 상을 받게 됐지요.”

아이들에게 공을 돌리는 그는 침이 마르도록 제자들 칭찬을 한다. 그러나 때로는 안스럽기도 하단다.
“초등학교 씨름 하면 다들 광양중앙초등학교 라고 기억할 정도로 유명합니다. 그러나 최고만이 살아남는 운동. 그래서 늘 희비가 교차되는 것이 때로는 마음이 아픕니다. 현재 씨름을 하는 아이들은 10명인데 동광양중학교 형들과 함께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다들 열심히 하는데 금메달을 따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상을 못 받는 아이들도 있기 마련인데 아이들이 상처를 받을까 염려되어 마음이 아픕니다”

아이들의 꿈이 활짝 피기를 희망하는 그는 요즘 프로 씨름이 활발하지 않아 걱정이라고 한다. 운동은 그야말로 희비가 교차되는 순간이 많아 선생님, 학부모 모두 마음을 졸이는 것이 사실이다.

와우 마을 덕분에 씨름 시작
씨름연습장에서 만난 그는 중앙초교 학생들 중 가장 선배가 지금 대학 4학년이 됐다며 훌륭한 씨름 선수로 커 가고 있다고 자랑을 한다.
“씨름 유망주로 꼽히는 문현호, 조세창이 내년이면 실업팀에 입단을 하게 됩니다. 저희 중앙 초등학교의 자랑이자 경사지요. 지금까지 배출한 학생은 30여명입니다. 중앙초교가 씨름을 시작한 동기가 있어요. 중마동 와우 마을이 예전부터 씨름을 아주 잘했답니다. 와우 마을은 씨름의 본고장이라고 할 만큼 씨름을 대대적으로 이어져 내려온 마을이었는데 중마동에 처음 초등학교가 생기며 와우 마을 분들이 씨름 창단을 주선했고 김옥현 전 광양시장님의 적극적인 후원으로 창단을 하게 되어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유명세를 탄 특별한 학교, 따뜻한 선생님이 있었기에 가능
김진각 선생님은 중앙초교를 유명세 반열에 올린 장본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오후 수업이 끝나면 하루도 쉬지 않고 연습에 들어 간다.
“씨름을 1999년에 창단했어요. 짧은 기간 동안 전국소년체전에서 5년 연속 금메달 3, 동메달 3개를 따내는 쾌거를 이뤘지요. 토, 일요일도 아이들과 씨름연습장에서 살아요. 방학 동안은 전지훈련도 갑니다. 다른 학교 아이들과 기술교류도 하고 함께 시합을 하면서 많은 경험을 하고 옵니다”
중앙초등학교는 씨름이나 축구를 하는 학생들에게 특별한 혜택을 준다.
“학교에서 무료 급식과 숙식까지 제공을 합니다. 그야말로 무료로 운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고 있는데 광양시청, 광양교육청 등에서 적극적으로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선생님이 되고 싶다
“중앙초등학교 씨름 선수들이 커서 프로 선수로 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도하고 싶습니다. 운동을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길잡이가 되는 것이 제 소망이며 아이들이 땀을 흠뻑 적시면서 운동에 전념할 때 뿌듯하고 보람을 느끼지요”

특기선생님이 아니었다는 그가 우연한 기회에 씨름을 맡아서 이끌다 보니 지금은 마치 감독이라도 된 것 같다. 아이들이 큰 성과를 낼 때마다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스스로 대만족을 한다며 너털웃음을 보였다.
“운동은 한참 자랄 아이들에게는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꼭 운동 선수가 아니더라도 취미로라도 씨름을 권하고 싶습니다. 특히 씨름은 살을 부딪히는 스킨쉽 운동이라 아이들 심성이 곱습니다. 따라서 씨름을 하는 사람들은 심성이 곱기로 유명하죠. 대부분 공부하는 시간 빼앗긴다고 운동을 멀리하려는 부모들이 있는데 공부도 건강해야 잘 할 수 있습니다”

전남 구례가 고향인 김진각 선생님은 23년 교사생활 중 18년을 광양에서 재직하고 있으며 특히 중앙초교에서 14년째 근무하고 있다. 그가 일궈놓은 씨름 꿈나무들이 전국 무대에서 활발한 선수들로 거듭나길 바라본다.

조경심 기자  -

<저작권자 © 광양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