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비 전설을 간직한 곳

섬진강은 전북 진안군과 장수군의 경계인 팔공산에서 발원해 진안군 백운면과 마령면 등에 충적지를 만들고, 550리 물길을 따라 68개의 제1지류, 129개의 제2지류, 53개의 제3지류, 그리고 15개의 제4지류를 받아들이며, 전남도와 경남도의 경계를 이뤄 흐르다가 광양만에 이르러 남해바다에서 마지막 여정을 끝마친다. 이런 섬진강은 전남도가 47%, 전북도가 44%, 경남도가 9%를 차지하고 있으며, 총 유역 면적은 4896.5㎢이고, 본류의 유로 연장은 212.3km로 우리나라 남부 중서부에 위치해 있다.

또한 섬진강은 우리나라 5대강 중 가장 맑고 주변 생태계가 살아있어 마지막 남은 맑은 강으로 뽑히고 있으며, 고려 말 우왕 11년(1385년 경)전까지는 본래 모래내 또는 다사강, 두치강으로 불려왔었다.
섬진강이라는 지명이 탄생한 것은 고려 말 우왕때 일로 이 시대에는 남해로 광양만과 섬진강에 왜구들의 침략이 극심했다고 한다.

한번은 왜구들이 경남 하동 쪽에서 강을 건너 광양 쪽으로 침입하려 하자 진상면 섬거에 살던 두꺼비 수십만 마리가 8㎢나 떨어진 지금의 다압면 섬진마을 나루터로 떼를 지어 몰려와 울부짖자 왜구들이 놀라 도망쳤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때부터 당시 두치강으로 부르던 강을 두꺼비 섬(蟾), 나루 진(津)자를 붙여 섬진강이 되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밖에도 섬진강은 역사적으로 임진왜란 때에 왜병의 주요 침입로와 침략을 받아왔으며, 동학혁명 때에는 일군에 쫓기는 동학군 수천명이 강 하류지역에서 장렬하게 최후를 마친 아픈 과거를 간직하고 있다.

이 때문인지 섬진강은 그동안 맑은 물, 수려한 경관과 더불어 강 주변에 유서 깊은 문화 유적이 많이 자리 잡고 있다. 또한 영호남의 젖줄로 관광지와 드라이브코스로 각광 받고 있으며, 맑은 강의 이미지와 함께 전라도와 경남 주변 고을에 양질의 식수, 농업·공업용수를 공급해주고 있다.

이밖에도 섬진강나루터가 있는 섬진마을은 매화마을이라고도 불리는데 3월이면, 다른 꽃보다 일찍 꽃을 피우는 매화로 온 마을이 하얗게 변해 봄맞이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며, 매화축제가 열리는 3월경에는 매화꽃 사이로 내려다보는 섬진강 풍경과 꽃과 산과 강이 한데 어우러져 멋진 조화를 이뤄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또 매화마을에 위치한 청매실농원은 매화나무 집단재배를 전국에서 가장 먼저 시작한 곳으로 1930년경 율산 김오천 선생이 심은 70년생 고목 수백 그루를 포함해 매화나무단지가 잘 조성돼 있으며, 농원에서 내려다보는 섬진강 재첩 잡이 풍경은 농원의 전통옹기와 왕대 숲과 함께 아름다운 전경으로 꼽히고 있다.

이지성 기자  -

<저작권자 © 광양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