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동 열 서양화가

2011년 말에 완공되는 이순신 대교는 육지와 육지를 잇는 단순한 교량(橋梁) 역할보다는 아름다운 하나의 예술품으로 설계되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요즘 거대한 기둥이 하나 둘 그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시민의 한사람으로 가슴 뿌듯함을 느낀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아쉬움도 없잖아 있다.

여수시는 이순신대교를 중심으로 광장을 조성해 관광명소로 꾸미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수시는 그렇게 발빠른 대처를 하는 데 광양시는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이순신대교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을 감안하면 당연히 광양시가 이순신과 관계된 문화를 개발해야 함이 마땅한데 전혀 그런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어 애가 탄다. 특히 이렇다 할 관광자원이 부족한 광양시로서는 이런 기회를 선점하지 못하고 여수시에게 빼앗겨서는 정말 안 될 일이다.

필자가 듣기로 이순신 대교가 국내 교량으로서는 가장 높은 다리라고 들은 바 있다. 이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관광상품을 만들어 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얼마 전에 개통된 인천대교만 해도 그렇다. 그 대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교량일 뿐만 아니라, 인천의 관광명소로 높은 인기를 독차지 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마찬가지로 이순신대교 역시 국내에서 가장 높은 다리라 그만한 상품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광양시에서도 다각도로 검토하고는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무슨 사업이든 선점의 법칙이 중요한지라 서둘러야 할 것을 보인다. 다들 알겠지만, 파리하면 에펠탑, 뉴욕하면 자유여신상이 먼저 떠오를 것이다.

그러나 광양시는 아직 이렇다할 조형물이 하나도 없는 실정이다. 제철소와 컨테이너부두 등은 단순히 산업시찰 견학지로서만 역할을 하고 있을 뿐, 문화예술적인 면에서는 자신 있게 내세울 수 있는 상품이 아니다. 따라서 광양시도 한국인은 물론 세계인의 머릿속에 각인이 될 만한 조형물이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싶다.

예를 들어 이순신대교와 가야산을 연계해 공원을 조성함은 물론이거니와 그 공원에 모든 사람이 깜짝 놀랄만한 거대한 ‘여신 조각상(가칭)’을 건립한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물론, 단체장들 임기기간에 하는 프로젝트 말고 다음 단체장까지 연계해서 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발굴한다면 광양은 철광도시를 넘어 관광의 메카로 자리매김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가까운 함평은 나비 축제를 넘어 다시 악어까지 관광상품으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긴, 자유여신상과 에펠탑도 처음에는 미친 짓이라며 손가락질을 받았으나 지금은 오히려 그 나라를 대표하는 브랜드 상품이 된 것을 생각할 때, 광양시도 미래를 내다보는 거대한 프로젝트 하나쯤은 기획할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닐까? 물론, 엄청난 예산이 소요되기는 하겠지만, 과감하게 단계별로 장기적인 계뮌?수립해 추진 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내 임기 때만 무슨 일을 하려고 하는 그 마음에서만 자유롭다면 참으로 멋진 역사를 완공하게 될 것이다. 그것이 바로 광양의 저력을 가장 빨리 보여 줄 수있는 힘이될 것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자고로 상징물은 독창성과 희귀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을 때만 역사적인 유물로 길이길이 남게 되는 법이다. 지금 우리에게는 고만고만한 기획가보다는 ‘미친(美親)’ 기획가가 절실히 필요하다.

데스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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