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덕 순천대 교수

지구온난화(Global Warming)가 위기와 도전이면서 거대한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지구온난화를 초래하는 온실가스 배출권을 거래하는 시장이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무, 석탄, 석유 등 화석연료가 연소될 때 발생되는 온실 가스 배출량 중 이산화탄소가 80% 정도를 차지하고 있어 일반적으로 탄소시장(Carbon Market)으로 불린다. 세계적 헤지펀드 회사인 맨 그룹은 탄소시장을 ‘새로운 놀이터’라고 명명하기도 했다.

탄소시장은 기본적으로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권한, 즉 탄소배출권을 상품화해 거래하는 시장을 의미한다. 광의로는 관련사업 전반을 포괄하는 개념으로도 총칭된다. 글로벌 탄소시장은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대별할 수 있다.

첫째는 기업별로 온실가스 배출량 한도를 할당하고 이 한도 내에서만 온실가스를 배출하게 하는 제도로 할당 받은 온실가스 양보다 더 적게 배출했을 땐 할당량보다 많이 배출한 기업에 잉여분을 팔 수 있다. 즉, 할당량 대비 잉여분 및 부족분을 거래하는 것으로 온실가스(탄소) 배출권을 사고파는 시장이다. 둘째로 배출량 감축 프로젝트를 실시해 성과에 따라 배출권 형태로 거래하는 개념이다.

이는 개도국에서 개별 온실가스 감축 프로젝트를 통해 온실가스를 줄이게 되면 감축한 양만큼 온실가스 감축 의무가 있는 선진국의 정부나 기업에 팔수 있는 제도다.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온실가스가 상품으로 거래되는 탄소시장은 기후거래소(Climate Exchange)이다. 유럽은 온실가스를 거래하는 기후거래소가 가장 발달한 지역으로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Emission Trading Scheme)를 가장 처음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전 세계 거래량의 40%, 유럽 탄소 거래량의 87%가 영국 런던의 유럽기후거래소에서 거래되고 있기도 하다. 2005년 유럽에 이어 호주, 미국 그리고 캐나다 등도 2012년경에 맞추어 배출권 거래제를 도입하기 위한 추진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인접한 일본도 2005년부터 환경성 주관으로 ‘배출권거래제 시범사업’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2008년 환경부와 한국거래소간에 ‘탄소거래소 설립·운영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또한 내년 1월부터 전국 13개 광역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지역단위 배출권거래제 시범사업’을 도입하기 위해서 지역별 설명회를 갖고 있다.

참여하는 13개 광역자치단체는 자발적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산하 공공기관에 대한 목표설정, 배출량 관리, 사업 평가 그리고 인센티브 지급 등 총괄 관리를 담당하게 된다고 한다. 이와 더불어 환경친화기업과 대형 건물 등과도 설명회를 병행 실시해 참여규모를 점차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탄소시장은 과거 어떤 상품에서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역동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이 글로벌 탄소시장 규모는 2006년 301억 달러에서 2010년에는 약 15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거래제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는 지자체나 기업에게 있어 온실가스 배출은 비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에너지 다소비 기업이 밀집되어 있는 광양만권의 경우가 그러할 수 있다. 적은 비용으로 많은 양의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가와 기업 더 나아가 개인 간에 온실가스(탄소)를 사고파는 거래가 일상화되는 시기가 머지않았음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기업이나 지자체 실정에 맞는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및 도달 전략을 통해 온실가스가 견인하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가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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