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용이 응원해준 지역민들께 감사”

기성용 축구선수 아버지라는 타이틀이 늘 따라 붙는 기영옥 선생님, 그도 한때는 축구선수였고 축구 감독을 맡았던 인물이다. 지금도 광양제철고에서 축구 후배 양성에 혼신의 힘을 쏟고 있는 그에게 아들 성용이의 이야기를 들었다.

기성용 선수가 축구를 시작하게 된 동기
“연예인 2세들이 대부분 연기자나 가수가 되듯 축구 선수의 자녀들도 축구를 하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어릴 때부터 늘 운동장에 함께 가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끼는 못 말린다는 말이 맞을 것 같다.“운동 집안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성용이는 어릴 때부터 축구공을 가지고 놀았어요. 초등학교 3학년 때 제 후배가 지도하는 중학교 축구경기를 구경갔습니다. 후배의 권유로 형들의 경기에 참가한 성용이가 프리킥 골을 성공시키더군요. 축구선수로 키워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해 축구부에 들어가게 된 것이 처음 축구를 시작하게 된 동기입니다.

그러나 모든 것이 다 그렇지만 축구도 끼만 가지고 할 수는 없습니다.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한거죠. 유럽에서는 재능이 보이면 조기교육을 시킵니다. 조기교육은 감각교육, 놀이교육을 통해 아이에게 흥미를 얻게 하거나 재능을 발굴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저는 조기교육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유창한 영어 실력, 호주 유학 덕분
“초등학교 6학년 때 MVP를 받은 적이 있어요. 그때 생각한 것은 축구를 잘하기 위해선 영어 공부가 필수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중학교 1학년 때 5년 동안 호주로 유학을 보냈어요. 대부분 브라질로 축구 유학을 보내던 시절이었는데 호주로 보낸 이유는 영어 습득과 선진축구를 경험하게 하기 위함이었고 호주는 학교에서 일반수업을 다 마치고 잔디에서 공을 찰 수 있어 좋은 여건이었습니다.

지금은 우리나라도 학교 수업을 마치고 운동을 하지만 그 당시는 수업보다는 축구 위주였거든요. 운동 선수라고 해서 운동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유럽이 축구가 강하기 때문에 미래를 내다볼 때 영어 공부는 필수라고 생각했죠”

부모님도 내놓으라는 운동 선수
“성용이가 19세 때 대표선수가 됐는데 어느 인터뷰에서 부모님께 끼와 재능, 신체 조건까지 물려 받아 영광입니다 라고 하더군요”
기성용의 부모님은 운동선수 출신이다. 축구선수였던 아버지 기영옥씨는 금호고, 전남대를 거쳐 실업팀 국민은행에서 은퇴했다. 기선수 어머니(남영숙, 중동초등학교 교사) 또한 광주체육고 출신이다. 남씨는 육상선수로 활약하다 사격으로 전환했다. 기선수가 좋은 체격조건(187cm 75kg)을 갖추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저희 때는 프로가 없었고 실업팀이 전부였지요. 지금까지 축구 인생으로 살아왔음이 저에게는 감사할 따름입니다. 축구가 곧 제 행복이었으니까요”
그는 선수생활을 접은 뒤 모교인 금호고와 광양제철고에서 20년간 축구감독을 맡아 전국대회에서 20번이나 우승컵을 들어 올린 명장이기도 하다. 또 2002년 월드컵대표인 김태영을 비롯해 고종수, 윤정환, 김영광 등 많은 국가대표 선수들을 키워냈다.
국가대표 청소년감독을 역임했던 그는 현재 광양제철고 체육교사로 재직하며 대한축구협회이사, 전남축구협회부회장 일을 맡고 있다.

낮은 자세, 겸손한 마음이 중요
고 2때 한국으로 돌아온 기성용은 금호고를 졸업한 뒤 2006년 FC 서울에 입단했다. 프로에 입문한 뒤 그는 아들의 서울 홈경기는 물론 지방 원정경기, 야간 경기를 빼놓지 않고 관전했다. 또한 경기를 보고 나면 아들의 플레이를 꼼꼼히 분석해 줬다. 아버지가 오늘의 기성용을 만든 일등공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성용이가 121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영국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SPL) 셀틱에 입단하게 됐어요. 무슨 일이든 인내, 성실, 끈기 그리고 여러가지 유혹을 이겨내야만 성공할 수 있듯이 축구도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낮은 자세와 겸손한 마음으로 성실하게 임하라고 늘 강조합니다” 기선수는 K-리그에서 올 시즌을 마친 뒤 내년부터 유럽 무대에서 활약하게 되는데 스코틀랜드에서 뛰게 되는 한국인 선수 1호다. 기영옥씨는 지금의 영광을 항상 지지해주고 응원해주는 분들께 돌렸다.

“전남 재경향우회에 성용이와 함께 참석했었는데 파이팅을 외치며 힘을 북돋아 주더군요. 이 모든 것들은 전남과 지역민들 응원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열심히 해서 보답해야죠”

앞으로 셀틱에서 새로운 축구 인생을 펼치게 된 ‘뛰어난 유망주’기성용 선수, 크게는 대한민국, 그리고 연고지인 전남, 광양의 자랑인 기선수가 자신이 가진 재능을 마음껏 꽃피우길 바라본다.

조경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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