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태 균 본지 발행인

지금 광양은 도시 통합 문제로 보통 심기가 불편한 게 아니다. 광양시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표명했지만 여수와 순천은 그게 아닌가 보다. 어떻게든 통합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식으로 여론을 몰아가고 있다. 하지만 이쯤에서 통합 논란을 멈추는 게 더 나을 성 싶다. 왜냐하면 아직 통합에 대한 준비는 물론, 그에 대한 구체적인 대비책도 마련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솔직히 통합 문제는 각자 도시가 가지고 있는 이득을 최대한 실현하고자 하는 고도의 정치적인 술수라고해도 과언은 아닐 게다. 결국 서로에게 윈(win)-윈(win) 하지 못한다면 통합 할 수 없는 법이다. 심지어 도시 통합에 대하여 깊은 내막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조차도 한마디씩 거들고 나서는 판국이다.

이렇게 중구난방식인 혼란 상태에서는 오히려 말을 아끼고 냉철하게 통합의 필요성을 다시 생각하는 것이 현명하다 할 수 있다. 언제까지 그런 소모적인 논쟁으로 시간만 허비할 수 있겠는가. 이제 다시 남해안 중심권을 선도하는 미래지향적인 광양을 만들도록 모든 행정력을 쏟아야 할 때다. 현재 광양은 남해안 선벨트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남 목포에서 부산, 울산에 이르는 남해안 벨트를 초광역 경제권으로 육성하려는 이명박 정부의 ‘선벨트(Sun Belt) 프로젝트’가 가시화 되고 있다. 수도권에 대응해 국토균형발전을 이끌 새로운 성장 축을 광양과 남해안을 중심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물론, 그 중심에서는 광양, 순천, 여수 등 전남 3개 도시와 남해, 하동, 사천 등 경남 3개 도시가 주축이 된 남중권이 있으며 이를 통해 영호남 화합상생의 실질적 계기를 만든다는 계획도 함께 포함돼 있다. 한마디로 선벨트의 핵심은 남해안을 ‘초광역경제권’으로 묶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전남 목포에서 부산, 울산을 잇는 남해안 벨트를 초광역 경제권으로 키우려는 프로젝트가 가칭 한반도 선벨트 구상이다. 다 알다시피 이명박 정부의 대선공약으로 만들어진 뒤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실이 주도한 프로젝트로 어떤 일이 있더라도 이명박 정부 때 추진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선벨트란 ‘햇볕이 많은 지역’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구미(歐美)에서는 기후 좋은 남부의 신산업지대를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따라서 수도권에 버금가는 초광역 경제권을 남부 해안지역에 조성해 국토를 수도권과 선벨트 권 1대 1 구도로 전환시키겠다는 구상이 선벨트 프로젝트의 핵심으로 볼 수 있다. 이 중 가장 역점을 두는 곳이 바로 광양시를 중심으로 하는 남중권이다. 남중권이란 남(南)해안의 중(中)심부를 일컫는 말로 광양시를 선두로 여수, 순천, 사천, 하동, 남해 등 6개 시·군을 아우르는 경제자유구역지대로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광양시를 중심으로 항만, 물류와 관광, 휴양, 해양, 생물, 의료, 요양 등의 산업이 집중 육성되고 국내 30대 기업 중 최소 5개사의 제2본사를 유치한다는 계획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렇게 되면 계획인구 200만명 규모의 광역도시권으로 환골탈태하게 된다. 또 중앙정부와 전남도, 경남도가 협의해 독자적으로 외자유치와 산업단지 조성권을 갖는 청(廳)도 설립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광양시가 그 중심에 설 가능성이 가장 많은 만큼, 쓸데없는 통합에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고 이렇게 급변하는 시대의 흐름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구체적인 청사진을 수립하는 것이 미래 광양만 발전을 위해서도 가장 바람직한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해당 지자체는 아직도 이 문제에 대하여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하지 않고 있어 보다 더 강력한 추진력이 요구되고 있다. 우리 속담에도 ‘우는 아이 떡 하나 더 준다’고 했듯이 보다 더 적극적이고 전투적인 자세로 광양만권 발전을 위해 헌신을 해야 할 때가 아닐까 싶다. 이런 기회에 광양시의회가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물론, 향후 광양시의 위상이 얼마나 다르게 변할지에 관해서도 시민들에게 부지런히 홍보해야 한다. 전남도 역시‘5+2 광역경제권’ 구상 보다 ‘남해안 선벨트’ 구상이 훨씬 파급효과가 클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늘 그래왔듯이 정부계획이 발표된 뒤 대응전략 찾기에 급급해 한다면 그때는 이미 한발 늦게 된다는 사실, 그동안 경험을 통해 잘 알 고 있지 않은가.

그러므로 광양시는 이런 정책적인 흐름을 잘 파악해서 시대의 흐름에 제대로 편승할 수 있는 대비책을 마련해둬야 할 것이다. 이 비전이 실현되면 남해안권은 동북아 5위 경제권으로 진입하게 되며 1인당 시민소득(GRDP)도 4만 달러로 껑충 뛰게 될 것이다. 그 중심에 광양시가 있다고 생각하면 어찌 가슴이 뛰지 않겠는가. 이제 남은 것은 우리들이 얼마나 철저한 준비를 하는가에 달려 있다. 당신이 바로 남해안 시대 주인공이다!

김태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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