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를 일컬어 신용사회라고 한다. 신용이 바로 돈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신용카드이다. 처음 신용카드가 나왔을 때 정말 신기한 물건이었다. 더욱 신기했던 것은 미국에 갔을 때이다. 세상에 생면부지의 외국에서 돈도 아닌 카드 하나로 해결 했을 때의 감동은 잊을 수가 없다. 정말 한국인인 것이 자랑스러웠다.

그런데 이 신용카드가 문제가 되고 있다. 신용카드 때문에 목숨을 끊는 사람에서부터 신용불량자로 살아가는 사람이 300만명이 넘는다고 하니 이게 대체 무슨 일이란 말인가. 왜 이렇게 되었느냐고 따지기 전에 모두가 자신의 문제라고 본다.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 세상 탓으로 누구의 탓으로 돌리기엔 너무 늦었다. 오늘은 신용카드 신용불량자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신용불량의 더 깊은 근본을 이야기 하려고 한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은행계좌를 몇 개나 개설하고 있는가? 즉 은행통장이 몇 개나 되는가? 은행계좌는 잔고가 없어지면 부도사태가 벌어진다. 그리고 신용불량자가 된다. 그런데 이러한 신용불량보다 더 중대한 신용불량이 있다. 즉 감정은행계좌에 신용불량을 말한다. 감정은행계좌란 인간관계에서 구축하는 신뢰의 정도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만약 우리가 다른 사람에 대해 공손하고 친절하며 정직하고 약속을 지킨다면 감정을 예입하는 셈이다. 그러면 그 사람이 우리에 대해 갖는 신뢰(신용)에 의지할 수 있다. 이 때 설사 우리가 실수를 약간 한다고 해도 감정은행 계좌에 잔고가 많다면 실수가 가볍게 넘어가게 될 것이다. 그러나 다른 사람에게 불친절하고 무례하고 신용을 지키지 않는다면 감정은행계좌는 잔고가 바닥이 나거나 적자가 된다. 이것이 바로 인간관계의 부도 즉 신용불량인 것이다.

이제 감정은행계좌를 이해했다면 최소한 부모 자식간, 부부간, 형제간에 감정은행계좌를 개설하고 각각의 통장을 만들어 보라. 감정은행계좌 통장을 개설해 꾸준히 예입을 하게 되면 어떠한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감정은행계좌의 잔고가 바로 신용이 되어 해결 될 것이다. 그러나 예입은 없고 실수를 해 잔고가 바닥이 나게 되면 은행 통장의 부도보다도 더 심각한 신용불량자가 되게 된다.

이제 감정은행계좌에 적립하기 위한 여섯가지 예입수단을 살펴보기로 한다. 첫째 상대방에 대한 이해심이다. 상대방을 진정으로 이해하려는 노력은 가장 중요한 예입수단이다. 둘째 사소한 일에 대한 관심이다. 반대로 작은 불손, 작은 불친절, 하찮은 무례함은 막대한 인출을 가져온다. 셋째 약속의 이행이다. 넷째 기대의 명확화이다. 다섯째 언행일치이다. 여섯째 진지한 사과이다.

미래 사회는 누가 보더라도 신용사회가 될 것이다. 이미 내 신용은 컴퓨터 속에 모두 내장돼 있다. 그래서 어느 전산망을 열어보더라도 내 신용 등급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그나마 몇 년 전에는 카드 돌려 막기가 가능했지만 지금은 그 조차 불가능해지고 말았다. 그래서 신용등급이 높아야 사회생활도 제대로 할 수 가 있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사채만큼은 절대 손을 대서는 안된다는 사실이다. 우선 급하다고 해서 사채를 함부로 손 댈 것이 아니라, 평상시 자기 경제규모를 지혜롭게 끌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신용불량자로 한 번 낙인찍히면 회복하기가 너무 어렵기 때문에 조심하고 또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우리 모두가 신용사회에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더 기억하고 카드 신용불량은 물론, 인간관계에 있어도 신용불량자가 되지 않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데스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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