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동 열 서양화가

하늘은 높고 말은 살이 찐다는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이 찾아왔다. 모든 계절이 저마다의 독특한 색깔을 가지고 있겠지만 가을이 주는 의미는 참으로 남다르다 하지 않을 수 없다. 감히 인간의 힘으로 어떻게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다운 색은 조물주만이 창조할 수 있으리라. 다만, 우리는 그 아름다움에 가까이 가기 위해 작은 노력을 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한 노력들은 모든 예술의 경계를 아무런 거리낌도 없이 넘나들게 만들고 있다. 아닌 게 아니라 그동안 유지 해왔던 전통적 방법으론 표현의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러한 현상을 가리켜 포스트모더니즘이라고 정의를 내리지만, 이제는 그 표현마저 진부해지고 있는 게 오늘날 예술의 현주소다. 그리고 타 지방은 예술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조직적이면서 체계적으로 지원을 하고 있지만 우리 광양시는 여전히 열악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우선 우리 미술계만 해도 그렇다. 타 지방에선 각종 전시회 및 공모전과 초대전이 곳곳에서 기획되고 전시되어 예술의 안목을 키워나가고 있는데 우리 광양의 현실은 너무나 부족한 형편이다. 퍽이나 아쉽고 안타깝지만 현재로서 어떻게 해 볼 방법이 없다. 예전엔 한가위를 기점으로 해서 크고 작은 공모전과 기획전이 마련되기도 했지만 요즘은 그런 사례를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다.

물론, 지역의 특성에 따라 전람회 및 발표회가 연 중 한 두 차례는 열리고 있지만, 그런 수준으로는 시민들과 호흡하기에는 너무 거리가 있어 아쉽기 그지없다. 그래서 필자는 이런 기회를 이용해 우리 광양지역의 문화행사에 대해 나름대로 생각을 피력하고자 한다.

특히 우리 지역은 각종 먹을거리를 테마로 한 축제가 타 지역보다 더 많다. 다압의 매화축제, 망덕의 전어축제, 광양읍의 불고기축제, 백운산의 고로쇠 약수제 등 참으로 다양한 축제가 해마다 펼쳐지고 있다. 그 만큼 살기가 좋다는 뜻도 된다. 그 중에 특히 광양 매실 축제는 지역을 넘어 국가적 브랜드로 그 인지도가 대단히 높다. 이 좋은 브랜드를 더욱 발전시키는 방법 중의 하나가 바로 ‘광양매화 미술대전’을 개최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가까운 순천에는 미술대전이 이미지를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국에서도 알아주는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고 있어 주변 도시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이 못지않게 우리 광양은 어느 도시보다 좋은 조건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시도조차 해보지 않고 있어 얼마나 아쉬운지 모른다. 만약에 우리 시에서 매화미술대전을 본격적으로 개최한다면 아마 광양의 이미지와 위상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될 것은 당연할 일이지 싶다.

이제 매화 품목 하나만 가지고는 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되돌릴 수 없다. 왜냐하면 전국각지에서 비슷한 축제가 해마다 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 우리 광양시는 미술이라는 예술을 통해 매화의 브랜드가치와 접목을 시킨다면 타 도시와 훨씬 차별화되는 전략으로 제 2의 도약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전국적으로 150개가 넘는 수많은 미술 공모전이 있다. 우리 전남만 해도 몇 개의 공모전이 있지만 광양시만은 아직도 이렇다 할 공모전이 없는 실정이다.

앞으로 광양에서도 공모전이 개최 된다면 우리 지역 미술계의 발전은 물론, 고장에 대한 애착을 갖고 열심히 작품 활동에 매진하리라 생각한다. 역시 그에 따른 비용이 문제겠지만, 그 문제는 우리 모두가 힘을 합친다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필자도 이 문제를 가지고 광양시장과 직접 면담까지 한 바,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응답을 들었다. 모쪼록 미술이 광양시의 위상을 높이고 지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한 몫 할 수 있다면 그 이상 바랄 것이 없겠다.

데스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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