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명 선 굿모닝신한증권 동광양지점장

최근 대내외 경기흐름이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 개선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경기회복을 낙관하기는 아직 이르다. 하반기에 한국경제가 전년동기 대비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특히 정부의 주요 사업비 지출이 전년동기 대비 8% 감소할 것으로 보여 상반기처럼 정부의 경기부양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들 전망이다. 이를 보완할 만큼 민간부문의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도 힘들고, 사회갈등 심화, 정치권 대립 등도 경제의 플러스 성장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세계경제 침체 지속, 원화 환율하락 등으로 하반기 수출을 낙관한다는 것도 그리 쉽지만은 않다. 자금이 부동산시장에 유입되며 일부 지역은 벌써 우려감을 보이고 있으나, 하반기에도 부동산시장이 본격적으로 회복되기는 힘들 것이다. 미분양 부담이 여전하고, 은행권의 가계대출 확대 여력 축소로 주택자금 조달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외적으로는 달러화 약세,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하반기 유가가 전반적인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이지만, 일시적 조정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가격상승의 주요 원인이었던 중국발 가수요가 저장시설 부족 등으로 축소될 것이기 때문이다.

일부 회의적 시각도 있지만, 정부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중국경제는 8%의 성장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하반기 글로벌 금융시장은 위기감은 진정되었으나, 부실처리가 지연되고 있고 미 상업은행 부실과 각국의 조심스런 출구전략 및 자산버블 등 잠재적 위험요인은 여전히 적지만 남아있다고 볼 수 있다. 우린 일본에게 버릴 것도 많지만 배울 것도 많음을 느낄 수 있다.

과거 일본 기업의 성장기에 불어 닥쳤던 어려운 난관이 오일쇼크와 플라자 합의 이후 찾아온 엔고현상이 아닐까 싶다. 그들은 오일쇼크 후의 70년대와 80년대 중반 이후 급격한 엔고현상을 뒤로하고 꿋꿋하게 세계 시장 점유율을 높여갔는데 그 이면에는 다음과 같은 선제적 노력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첫째는 도요타의 JIT시스템 관리처럼 끊임없이 ‘생산성 증대’라는 노력이 있었다. 둘째는 영국이나 미국에 비해 더 높은 ‘연구개발투자’확대를 도모했고 그로 인해 기술력 향상과 고부가가치화에 주력하였다. 셋째는 TQC(Total Quality Control)등과 같은 지속적인 ‘품질관리’시스템 가동으로 인해 수출확대의 원동력 확보라는 키를 쥘 수가 있었다. 넷째는 급격한 엔고에 대응키 위해 해외진출, 현지생산 등을 추진해 엔고로 생기는 가격 경쟁력 상실을 극복하고자 적극 노력했던 점 등이다.

과거 힘든 시절을 기회로 바꿔놓은 일본기업의 선례에서 보듯이 한국경제의 빠른 회복을 위해서는 다음의 몇 가지에 좀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첫째, 아직은 우위에 있는 가격경쟁력을 최대한 이용해 국내 상품의 인지도를 높여야 한다. 둘째, 원고시대를 대비해 생산성 향상에 주력해야 한다. 셋째, 품질, 기술력 등과 같은 비가격 경쟁력 확보를 통해 가격경쟁력 하락을 극복해야 한다. 넷째, 오히려 세계경제 침체를 기회로 삼아 해외시장 확대에 주력해야 한다.

상투 때 확대하고 어렵다고 축소하는 식의 투자반복은 뒷북을 칠 뿐이다. 다섯째, 향후 예상되는 원자재가격 상승이 생산비용 급증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미리미리 준비를 해야 한다. 일부 경기회복 조짐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경제화두는 여전히 불황이다.

2009년 하반기는 한국경제가 위기상황에서 벗어나 안정궤도로 복귀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중요한 시점이 될 수 있다. 기업들의 필생 전략이 필요하고, 정부도 정치논리 이전에 경기관리 능력과 경제 살리기에 총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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