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경 현 동광양새마을금고 이사장

투자 삼분법은 ‘투자를 세 곳에 고르게 분산시켜라.’는 뜻인데 그 세 가지는 부동산, 주식, 현금을 일컫는다. 경제가 빠른 속도로 변화무쌍하게 움직이는데, 글로벌경기침체는 그나마 어렵게 모은 자산을 어떻게 굴려야 할지 도무지 방향 감각을 찾을 수 없다.

주식 시장이 고공행진을 거듭하던 때에는 주식으로는 만족을 하지 못한 고객들을 유혹하는 신상품이라며 내 놓은 펀드며 ELS 등이 재테크의 절대적 수단인 것처럼 비싼 수강료를 마다않고 전문가를 찾았으나, 요즘처럼 불확실한 시장에서는 전문가라 지칭하는 분들도 스스로가 전문가의 예측이 통하지 않는 시대라고 고백한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부동산은 망하지 않는다는 부동산 불패의 신화도 미국발 모기지 사태로 시작된 글로벌 경기침체와 함께, 급속한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감소가 불과 5~6년 후부터 나타날 것이라는 각종 지표들을 보면서 조금씩 그 믿음도 확신이 없어지는 느낌이다. 주택 수요는 인구수와 비례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 보면 수도권을 중심으로 중대형아파트 보다는 실수요자 중심의 소형아파트 또는 초소형 오피스텔이나 원룸 쪽에 밝은 전망을 보이는 것도 무리는 아닌 듯싶다.

환금성이 적은 단점이 있지만, 부동산은 투기성 보다 안전성에 무게를 두고 장기적 관점에서 검토한다면 아직은 안전한 효자상품임에는 틀림이 없는 것 같다. 주식은 어떤가. 남들 다하는 주식인데 안하면 뒤떨어지는 느낌이라서 안할 수도 할 수도 없는 딱히 확신이 서지 않으면서도 남들 주식해서 돈 벌었다는 얘길 들으면 괜시리 배가 아프다. 내수보다는 수출로 먹고 살아야 하는 우리네 경제구조는 오일달러를 비롯해서 주로 외국 시장의 지배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현실에 있다. 흔히들 미국이 기침만 해도 우리는 감기가 걸린다는 우스개 이야기는 우리 주식시장의 허약함을 잘 표현해주고 있다.

거기에 글로벌 투자자들의 치고 빠지는 고도의 전략에 정부가 조정을 하기 위해 기관자금을 투자하며 노력하지만 번번이 역부족을 면치 못하고 개미들만 골탕을 먹기 일쑤다. 요즘처럼 널뛰기를 자주하는 장세에서는 개미들 입장에서는 단기매매 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관망하며 기다려 보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일 수 있을 것이다. 현금은 그야말로 가장 확실하고 안전한 자산이다. 기업들의 투자위축을 우려한 정부가 은행을 압박하며 저금리를 유도하는 요즘은 주로 단기성 자금을 운용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저축성 상품은 예금금리가 고금리 일 때에도 그렇게 높지 않다는 것이 과거로부터 지켜져 온 불문율이고 보면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도 꾸준히 저축을 하면서 자산을 키워가는 셀러리맨들 입장에서는 적금금리는 낮다고 볼 수 없다. 이유는 상대적으로 예금금리를 낮추면서도 적금금리는 낮추지 않고 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젊은 직장인들 일수록 쉽게 돈을 벌려는 마음이 앞서는 경우가 많아서 일정 안전하지만 일정한 수입이 보장되는 예금이나 부동산의 비환금성으로 인한 인내심 보다, 주식을 통해 쉽고 빠르게 승부를 걸려는 경우가 많다. 바쁠수록 돌아서 가라는 옛 성현의 말씀이 새삼스럽다. 전문가도 통하지 않는 불확실의 시대를 사는 지혜는 투자삼분법을 적절하게 지키면서 안전과 위험을 고루 분산시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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