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충환 평화제일교회 목사

우리는 광복 64주년 그리고 대한민국 정부수립 61주년을 맞이한다. 광복절이 되면 생각나는 시 가 있다. 일제로부터의 민족 해방에 대한 강렬한 소망을 격정적이며 직설적으로 노래한 '그날이 오면'이라는 시 이다.

그날이 오면, 그 날이 오며는 삼각산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한강물이 뒤집혀 용솟음 칠 그 날이 이 목숨이 끊기기 전에 와주기만 할양 이면 나는 밤하늘에 나는 까마귀와 같이 종로의 인경을 머리로 들이받아 울리오리다. 두 개골은 깨어져 산산조각이 나도 기뻐서 죽사오매 오히려 무슨 한이 남으오리까

그날이 와서 오오 그날이 와서 육조 앞 넓은 길을 울며 뛰며 뒹굴어도 그래도 넘치는 기쁨에 가슴이 이어질 듯하거든 드는 칼로 이 몸의 가죽이라도 벗겨서 커다란 북을 만들어 들쳐 메고는 여러분의 행렬에 앞장을 서오리다. 우렁찬 그 소리를 한번이라도 듣기만 하면 그 자리에 거꾸러져도 눈을 감겠소이다.

이 시를 쓴 시인 심훈은 그러나 조국의 광복을 보지 못하고 1936년 9월 16일에 35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아마 시인은 조국의 광복을 강열하고 애절히 바라면서도 정말 그런 날이 실제로 빨리 올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하고 죽어 갔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종말의 시계 소리는 쉼 없이 흘러가다가 한 정점인 히로시마와 나까사끼에 원자탄이 떨어지자 전쟁에 광분하여 미치광이처럼 날뛰던 일본은 연합군에 항복을 하고 우리민족의 염원인 광복을 맞이했다.

일본은 우리나라를 빼앗기 위하여 개방 개화를 명분으로 온갖 방법을 동원하여 들어왔다. 그들은 우리의 허락 없이 군인을 주둔시키고 민비를 시해하고 식민적 수탈을 감행키 위하여 동양척식회사를 만들어 이 땅의 물산을 모조리 수탈하고 땅마저 빼앗고 저항하는 민중과 지식인들을 처형하고 핍박하면서 국민의 주권과 자유를 송두리째 빼앗기 시작하였다. 그 뿐만 아니라 저들은 민중의 애국애족의 3.1절 행사를 철저하게 짓밟아 독립의 싹을 지우려고 안간힘을 쏟으며, 청년은 징용, 처녀는 위안부로 끌어가는 야만적 만행으로 민족의 문화와 언어까지 말살한 세계에서 가장 악랄한 식민정책을 사용하는 나라였었다.

주권을 잃은 국민은 망국의 한을 품고 이국으로 흩어지기도 했지만 조국의 독립을 위하여 김구를 위시한 망명정부를 세우고 독립군으로 혹은 교육과 언론으로 민족의식을 고취하고 우리민족의 자각과 새로운 기상을 일깨웠던 일은 모두가 잘 아는 일이다.

우리나라의 광복은 외세에 의하여 주어졌다고 하지만 기실은 선인들의 생명을 바쳐 싸운 고귀한 정신에 의하여 만방에 알려지게 됨으로 대한인의 기상을 높이게 되어 얻게된 고귀한 날이 광복절인 것이다.

주권과 영토가 원래의 모습으로 환원되는 광복을 맞이하였지만 우리민족의 비극인 이데올로기의 대립으로 남북의 분단을 가져오는 가슴알이를 하는 동안 일본은 역사를 왜곡하고, 영토 확장의 일환책으로 독도를 일본영토라고 우기는 망발을 계속하고 있다. 역사적인 근거가 확실함에도 막무가내식의 일본인들에게 우리 대한의 사람들은 얼마나 효과적으로 대처하고 있는지 돌아보아야 하고, 일본은 대한민국을 식민 지배국으로 고통스럽게 했던 과거를 우리민족이 감동 할 만큼 진지한 자세로 사죄하고 징병자와 위안부에 대한 개인적 보상에 응해야 대한민국은 진정한 광복을 이루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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