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마동 주민센터 이전 문제를 놓고 설왕설래(說往說來) 말들이 많은 모양이다. 아닌 게 아니라 인구 5만 명이라는 이름에 비해서 너무 협소하고 왜소해 보이는 것 또한 사실이다. 시민들 역시 이전을 해야 하는 당위성에 대해 대부분 동의를 하고 있는 분위기다.

문제는 부지 선택의 어려움이다. 그러잖아도 이 문제를 놓고 몇몇 시의원들과 단체장들이 모여 용역결과 대한 의견을 수렴 했지만 아직 알맞은 장소를 선택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긴 개인 집터 하나 선택하는데도 고심을 하는데 하물며 시민을 위한 주민센터는 오죽하겠는가.물망에 오른 몇몇 장소 중 한 곳이 중마지구대 근처에 있는 공터인 모양인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니지 싶다.
본 기자는 그 장소를 손수 둘러보면서 가장 큰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는 접근성 문제에 대해 깊이 고려해 보았다.

먼저 그곳을 거치는 세 갈래 길(한국통신, 동광양농협, 현대자동차 영업소)을 직접 걸어 보니, 눈으로 보는 것보다 훨씬 경사가 심했다. 자전거 역시 경사진 오르막을 차고 오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런데도 그곳을 고집하려는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풍수지리 교과서로 불리는 이중환의 택리지에도 가장 좋은 명당으로 지리적 위치를 꼽았다. 지리적 위치를 현대식으로 풀이하면 접근성이 쉬워야 한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혹자는 요즘 같은 세상에 걸어 다닐 사람이 몇 이나 있겠는가, 하고 반문 하겠지만 그것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고 하는 소리다. 지금 노령 인구가 빠른 속도로 늘어가고 있기 때문에 지리적 접근성을 가장 중요한 문제로 꼽아야 함은 너무 당연한 이치다. 아니, 지체장애인들은 또 어쩌란 말인가. 한 나라의 인권을 재는 바로미터는 장애인을 어떻게 대우하는가를 보면 알 수 있다고 했다.
그런 만큼 주민센터는 약자를 먼저 배려하는 입장에서 장소를 물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필자 생각에는 현재 위치에 있는 주민센터 뒤편은 어떨까 싶다. 그렇게 되면 굳이 홍보를 하지 않아도 될 테고 접근성 또한 좋기 때문에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이번에 새로 건립할 주민센터에는 시청직원 자녀를 위한 어린이집도 함께 포함을 시켜야 하기 때문에 현재 위치가 부적합하다는(좁다?) 주장을 하는 것 같은데, 그렇다면 더더욱 안 될 말이다. 좀 섭섭한 소리로 들리지 모르겠으나, 주민센터는 그 지역 주민들을 위한 공공서비스가 일차 목적이지 직원들 처우 개선이 일차 목적은 아니기 때문이다.

현재 중마동은 타 지역에 비해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에 있다. 이에 발맞춰 어떻게 하면 한 단계 더 높은 서비스로 차별화를 꾀할 수 있는가에 대해 고심을 해야지, 어린이 집 문제 때문에 주민 센터의 본래 기능이 훼손 되어서는 안 되지 않겠는가. 아니, 공간 활용만 잘 한다면 현재 있는 위치에도 얼마든지 어린이 집을 수용 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고로 두 번 다시 번복하기 어려운 문제는 신중에 신중을 거듭해서 판단해야 하는 법이다. 아무래도 이번 주민센터 이전 문제는 좀 더 다양한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다음에 결정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 아닐까 싶다.

홍봉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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