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 동 윤 광양태금중학교장

이번 주를 끝으로 모든 학교가 여름방학에 들어간다. 학생들은 그 동안 규칙적이고 엄격했던 학교생활로부터 벗어난다는 생각에 마음이 들떠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학부모들의 생각은 다르다. 자녀 스스로가 치밀한 계획을 세워 보람된 방학을 보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나친 컴퓨터 게임과 텔레비전 시청 등 불규칙적인 가정생활에 학부모들은 골머리를 앓고, 밖에서는 일없이 길거리를 배회하다가 자칫 비행에 휩싸이지는 않을까 걱정스럽다. 더욱이 맞벌이를 하는 부모의 입장에서는 자녀를 보살펴 줄 시간적 여유가 부족하기 때문에 방학이 그리 달갑지는 않다.

방학 동안 자녀들의 교육을 어떻게 해야 할까? 필자의 생각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본다. 먼저 자녀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습관 기르도록 하는 것이다. 방학의 보람 여부는 생활 계획에 달려 있음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 중요한 것은 그것의 실천 여부이다. 자녀 스스로 매일매일 실천에 옮길 수 있는 작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웠으면 한다.

예를 들어 이번 방학 때는 책을 읽어야겠다는 계획을 세웠다면 ‘책 다섯 권 읽기’라는 세부 계획보다는 ‘하루에 15분 독서하기’가 훨씬 실천가능성이 높다. 이에 부모는 자녀가 지켜야할 기본생활습관과 관련된 몇 가지의 원칙만 제시하면 좋겠다. 지나친 욕심 때문에 거창하고 무리한 계획은 용두사미(龍頭蛇尾)가 될 수 있다.

그리고 부모와 함께 현장체험학습을 등한히 해서는 안 된다. 체험이나 경험은 자신감과 용기를 줄뿐만 아니라 현실감각을 길러주며 미래에 대한 예측의 힘을 키워준다. 또한 무한경쟁 시대를 살아갈 우리 자녀들에게 필요한 깊은 통찰력과 무한한 창의력을 신장시켜준다. 그래서 교육학에서는 현장체험학습을 산교육이라고 했으며 매우 좋은 학습 방법으로 소개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여름 방학에는 우리 자녀들이 최고의 스승인 현장체험학습을 단 한 번이라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끝으로 공부에 대한 필요성을 깨달을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말을 물가까지 끌고 갈 수는 있어도 말에게 물을 먹일 수는 없다.”는 속담이 있다.

공부도 마찬가지다. 학생 스스로 공부를 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면 제아무리 많은 시간을 학교에 붙잡아 둔다고 해도, 비싼 사교육비를 지출하며 학원에 맡기고 해외 유학을 보낸다고 해도 학습의 효율성은 쉽게 오를 수 없다. 따라서 무조건 공부를 해야 한다고 강요만 할 것이 아니라 공부가 무엇이며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자녀와 함께 나누었으면 한다.

공부는 끈질긴 인내와 많은 시간을 요구한다. 그렇지만, 보다 나은 삶, 보다 인간답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게 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이를 자녀들이 깨우칠 수만 있다면, 제발 공부하라는 부모의 극성스러운 간섭이나 과잉보호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될 것이다.

스티븐 코비의‘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중에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습관이 바뀌며, 습관이 바뀌면 운명이 바뀐다.”라는 말이 있다. 자녀 교육에 대한 부모의 생각이 변한다면 자녀의 학습 태도가 바뀌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데스크  -

<저작권자 © 광양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