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도 과학이고 기술입니다”
지난달 29일 40년 공직생활을 영광스럽게 퇴임한 정현복 전 광양시 부시장, 고비고비 좋은 일만 있을 수 없는 것이 우리네 삶이다. 그러나 모든 인생을 걸고 공무원이란 큰 길을 쉼없이 달려온 그의 인생 이야기를 들어봤다.
한마음으로 달려온 40년 세월
“회자정리(會者定離)라는 말처럼 공무원을 시작하던 때가 엊그제인 것 같은데 벌써 퇴임이라는 나이가 됐습니다. 40년이라면 굉장히 긴 세월인데 마치 몇 년에 불과 한 것 같으니 제가 일속에 푹 빠져 살았나 봅니다.
사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입니다만 2년 6개월 부시장 재직시절 동안 큰 과오없이 소임을 마칠 수 있어서 무엇보다 기쁘고 시장님과 동료 직원들 그리고 사랑해주신 모든 분들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공무원 시절 가장 강조한 것은 행정도 과학이고 기술이라는 것입니다. 짜임새 있는 품격 높은 명품 도시로 발전하려면 과학적이어야 하고 기술이 필요하지요. 또 광양시는 어느 지역보다 무한한 발전 잠재력을 가진 도시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동북아 자유무역도시로 글로벌 명품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공무원과 광양시민이 한마음이 되면 결코 어렵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아무리 훌륭해도 혼자서는 살아갈 수가 없는 법이라고 강조하는 그의 말에 공감하며 사람 만나는 일이 즐겁다는 그에게 퇴임 이후의 근황을 물었다.
“제가 지금까지 해 온 일이 공무원입니다. 오랫동안 일하면서 쌓인 노하우로 지역발전을 위해 봉사하고 싶습니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잡지는 않았다며 봉사하며 사람 냄새 나는 삶을 만들어 가는 것이 앞으로의 꿈이라고 한다.
광양은 어머니다
“그동안 타 도시에서도 근무를 했습니다만 광양에서 주로 근무를 했어요. 돌아보니 고향에서 근무한 날들이 가장 행복한 시간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제가 고향에서 퇴임식을 하게 되니 복이 참 많은 사람입니다”
그는 골약동이 고향이고 아내(최옥선씨)는 광양읍 목성리가, 외갓집은 진상면이란다.
“광양 사람들은 모두가 형제라는 생각을 합니다. 제가 10남매인데 거기에 처가댁 식구들, 또 외갓집, 친구들이 어우러져 사는 광양은 누가 뭐래도 내 어머니 품 같은 곳이지요” 그의 첫사랑 또한 옥곡에서 시작됐다.
“제 첫 부임지가 옥곡면사무소였습니다. 집사람도 그곳에서 같이 근무할 때 만났어요. 사람은 첫 번째라는 단어를 늘 기억하잖습니까. 저 또한 처음 근무했던 옥곡을 내 공무원 첫사랑이라고 말합니다”
부드러운 남자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손사래를 쳤다.
“마음은 부드러운데 행동은 그러지를 못합니다. 표현을 잘못해요. 더구나 아내에게 고맙다, 사랑한다는 표현을 잘 못하는데 퇴임을 했으니 연습해서 마음속에 두지 않고 부드러운 남자가 되어볼까 합니다”
그가 뛴 시간들이 아름답다
“제가 외유내강형이고 행정도 현장 중심형입니다. 그리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이지요. 광양 사람들이 인내와 끈기가 있잖습니까! 그리고 재직시절 광양~전주간, 광양~목포간의 고속도로를 계획해 지금 건설 중에 있는데 완공을 못하고 퇴임했습니다. 그러나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리고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고요. 광양이 발전하려면 길이 있어야 사람이 찾아 옵니다. 따라서 도시가 성장하려면 고속도로는 필수죠”
자신을 가장 사랑하는 것 한가지가 있다면, “어떤 이야기든지 끝까지 들어주는 것이 가장 장점입니다. 조금 마음에 안 들지라도 끝까지 들어주고 긍정적인 사고와 열린 마음으로 살아가는 자신을 바라봤을 때가 스스로 가장 사랑스럽습니다”
그가 광양시청에서 초대 도시계장을 할 때 광양제철소가 유치됐다. “광양제철소 유치를 위해서 주민들과 발벗고 뛰었지요. 회사 이야기, 주민들 이야기를 들으며 가교역할을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광양제철소는 남의 회사 같지가 않아요” 광양이 지금은 명품 도시로 우뚝 서고 있어 흐뭇하고 뿌듯해 타지에 나가면 광양 자랑에 침이 마른단다. 이력만으로도 그가 얼마나 열심히 뛰어 왔는지 알 수 있다.
나주시 민방위과장, 환경보호과장, 시민과장, 전라남도 농민교육원 서무과장, 재정담당관실 예산담당을 했으며 서기관으로 승진하여 전라남도 실업대책담당관, 농업정책과장, 공보관으로 재직했으며 신안부군수를 역임하고 2007년부터 지금까지 광양시 부시장을 역임했다.
“광양시는 도서관이 아주 잘 운영되고 있습니다. 잠시 쉬는 시간을 이용해 도서관을 찾아 그동안 보고 싶었던 책을 읽고 싶어요”
산을 좋아하고 자연을 사랑한다는 그, 1남 1녀인 아이들이 모두 성장해 나가있기 때문에 이제 아내와 둘 뿐이라며 손을 잡고 광양 곳곳을 투어 해보고 싶다는 소박한 소망도 들려준다. 또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를 연습해 고생한 아내에게 들려줘야겠다는 그의 이야기는 듣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그림이 그려진다. 40년을 사랑으로 달려온 그의 이야기들이 앞으로도 아름답게 그려지길 바라본다.
약 력
1949 골약동 출생
1969. 2. 조선대학교 부속고등학교 졸업
2007. 2. 광주대학교 졸업
1969. 10. 골약동에서 공직 시작
1979. 5. 광양군 내무과 근무
1988. 2. 전라남도 근무
1991. 2. 행정사무관으로 임용, 나주시 민방위과장, 환경보호과장, 시민과장, 전라남도 농민교육원 서무과장, 재정담당관실 예산담당으로 근무
2000. 7. 서기관으로 승진, 전라남도 실업대책담당관, 농업정책과장, 공보관으로 재직
2004. 2. 신안부군수를 역임
2007. 1. 광양시 부시장 부임
2009. 6. 29 광양시 부시장 정년퇴임
조경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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