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강 옥 조선대 경영대학원장
한 남자가 있었다. 그는 이제 막 감옥에 들어온 무기수였다. 언제 나가게 될지, 어떻게 이 좁고 퀴퀴한 공간에서 지내야 할지 막막했던 그는 교도소장에게 간절한 청원을 한 가지 했다. “절대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테니 교도소 마당 한 모퉁이에 정원을 가꾸게 해 주십시오” 새로 부임한 교도소장은 그렇게 하도록 허락했다.
그는 처음엔 손길이 많이 가지 않아도 잘 자라는 고추나 양파를 심었다. 씨를 심고 그것이 자라감에 따라 그는 작은 만족을 얻었다. 그래서 다음 해에는 여러 종류의 장미도 심었고 작은 묘목의 씨앗도 뿌렸다. 그렇게 한 해 두 해 그는 정성스레 정원을 가꾸었다. 그러면서 그는 작은 깨달음을 얻었다.
“그래, 비록 내가 지금은 자유의 몸이 아니지만 이 정원을 돌보듯 나 자신을 돌봐야겠구나. 또 이렇게 씨를 뿌린 다음 지켜보고 경작하고 결과를 추수하는 정원사의 일이 소박한 것이지만 얼마나 큰 보람과 기쁨을 주는가” 교도소 마당의 작은 땅뙈기에 무언가를 심고 가꾸던 그는 27년 후 감옥에서 나올 수 있었다. 그리고 그는 1993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바로 남아프리카공화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 넬슨 만델라이다.
이집트 대통령 사다트는 어릴 때부터 이스라엘에 대해 증오하도록 교육을 받았고 또 그러한 분위기에서 성장했다.
그는 국영 TV방송에서 “이스라엘이 아랍영토의 1인치라도 점령하고 있는 한 나는 절대로 이스라엘 사람하고는 악수하지 않겠다. 절대로, 절대로!” 그러면 국민들도 열광적으로 “절대로, 절대로, 절대로!”를 외쳤다. 그는 이러한 각본에 따라 국민을 단결시키고 그들의 뜻을 한곳에 집중시켰다. 사다트의 각본은 매우 독립적이고 민족주의적이었으며 또 국민들에게 대단한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이집트 화로크 왕 모반 음모사건에 연루됐다는 이유로 카이로 중앙교도소 독방에 갇히게 되었다. 그때 사다트는 자기의 현재 심정을 떠나 자신이 갖고 있는 각본이 적절하고 지혜로운 것인지를 판단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그는 일단 자신의 마음을 비우고 깊은 명상을 통해 자기가 갖고 있는 각본을 점검해보고, 기도를 통해 새로운 각본을 작성했다.
사다트는 사실 그 감옥에서 나오기를 주저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왜냐면 진정한 성공이란 자신을 제대로 파악하는 데서 온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드디어 그는 이집트 대통령이 되어 정치적 현실에 직면했을 때 그는 이스라엘에 대해 새로운 각본을 쓰고 있었다.
마침내 그는 예루살렘에 있는 이스라엘 국회를 방문하여 세계 역사상 획기적인 평화정착 발언을 하였으며, 캠프데이비드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성과를 만들었다. 그도 역시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요즘 우리 사회는 세상을 원망하고 너무 쉽게 인생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제 이런 문제는 사회적인 현상이 돼 우리들 마음을 여간 불편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누구 인생이 되었건 어려움이 없는 인생은 없다. 겉으로 보기에는 모든 것은 다 가진 것처럼 보이고 정말 행복하게 보이는 사람도 그 이면을 열고 보면 곳곳이 상처투성이다. 다만 그들은 그런 아픔을 통해 자기 발전을 이루는 거름으로 삼았을 뿐이다.
어느 시인도 고백하기를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은 하나도 없듯이 흔들리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했다. 큰 바람이든 작은 바람이든 누구의 인생에나 불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나만 지금 가장 큰 고난을 받고 있다고 자학하면 안 될 것이다. 어차피 한 번 왔다가 가는 게 인생인데 왜 앞질러 목숨 줄을 놓는지 참으로 안타깝고 가슴이 아프지 지 않을 수 없다. 유능한 선장은 폭풍이 만든다고 했다. 같은 문제를 놓고도 어떤 자세로 받느냐에 따라 생과 사가 갈라지게 되는 법이다.
아무튼 어려운 현실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조금 더 힘을 내고 또한 서로에게 힘을 주는 아름다운 삶을 살았으며 싶다. 인생 알고 보면 마음먹기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이럴 때 일수록 마음을 강하게 먹고 낙관적인 눈으로 미래를 보자. 결국 자기 인생의 극본은 자기가 쓰는 것이 아니겠는가. 물론, 감독과 주인공도 자기 자신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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