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인이 딱딱하다구요! 전 부드러운 남자입니다”

법조인 하면 누구나 딱딱한 이미지를 떠 올릴게 분명하다. 그러나 법조인이면서도 누구보다 부드러운 남자, 자신뿐만 아니라 주위를 돌아보며 달려가는 사람이 있다. 중마동 행정마을이 고향인 서종식 변호사, 그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고향은 제 마음의 터전입니다”
“지금은 광양시 개발로 고향이 없어졌지만 마을 전경이 눈에 선합니다. 당시 18가구였던 행정 마을은 모두 형제처럼 지냈어요. 지금의 광양시청 뒤쪽쯤이 아닐까 싶습니다. 광양사람이 광양 좋다는데 무슨 이유가 있겠습니까. 특히 광양인은 역경에 굴하지 않는 끈기와 강인한 정신력이 있습니다”

고향이란 누구나에게 소중한 것처럼 그도 고향 얘기만 하면 가슴이 뭉클해지면서 고향을 향해 달리는 마음이 먼저란다. 따라서 서울에서 재경향우회나 새천년백운회 등 광양인들의 친목모임을 통해 광양향우들을 만날 때마다 광양인들의 끈기와 생명력을 확인하고 자부심을 느낀다고 한다. 어려웠던 형편 속에서도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지금에 이르기까지 역경의 순간들을 헤쳐 나올 수 있었던 것은 그런 광양인의 기질이 있었기 때문 아닐까!

그는 약자의 편에선 변호사
“법조인이 되려는 사람들은 누구나 가난하고 힘없는 약자의 편에 서서 법적 정의를 실천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공부를 시작합니다. 저 역시 어려운 상황에서 공부를 했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약자에 대한 관심이 많을 수 밖에 없었고 한순간 한순간이 도전이었고 모든 사건이 중요하고 특별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진실과 정의, 양심을 지키며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나름대로 노력하며 살고 있습니다”

변호사는 직업상 일방 당사자의 이익을 위해 일할 수 밖에 없으므로 객관적인 정의에 대해서는 소홀해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진실과 정의, 양심을 지키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이 요구되는 직업이다. 사법시험 33회, 사법연수원 23기로 변호사 일을 한지 올해 15년째인 그는 순천경실련, 시민법률상담소장 등을 맡아 무료법률상담을 해주기도 했다. 사실 변호사의 신분을 가지고 지역사회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이라고들 하지만 활동하면서 배우고 익힌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으로 지역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영역은 오히려 넓을 수도 있다는 게 그의 생각.

“제가 살아온 이력, 특히 2006년 지방선거에 당시 열린우리당의 광양시장 후보로 출마한 이후로 저를 단순히 변호사로만 바라보지 않는 시각들이 많아졌습니다. 특히 관심을 가져 주는 분들이 많아 그에 대한 책임감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따라서 지역사회를 위해 크고 의미있는 일을 하려면 그에 걸맞는 인격과 자질과 역량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 지금까지 살아온 것처럼 저에게 주어진 길이라고 판단되면 열심히 주저 없이 갈 것입니다 그리고 법조인 하면 우선 딱딱한 이미지를 떠 올리는데 세상을 역행하지 않고 부드럽게 물 흐르듯이 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부족한 것이 많아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낮추는 그의 고백(?)을 들으니 얼마 전 자신을 스스로 바보라 칭한 추기경의 모습이 떠 올랐다.

가족 앞에서 약한 것이 남자

사람 좋아하는 그는 휴일이면 사람들과 세상사는 이야기로 지내는 시간들이 곧 행복이라고 말한다. “선후배, 지인들과 함께 산에 가는 걸 좋아합니다. 바쁜 생활의 연속이지만 잠시 지인들과 대화하며 자연 속으로 스며드는 것. 이것보다 더 큰 행복이 어디 있겠습니까”

어려웠던 가정환경 덕분에 긍정적인 성격과 도전정신이 자신의 무기가 되었다는 서 변호사, 그도 모든 남편들이 다 그렇듯이 아내를 생각하면 늘 미안한 마음이 먼저라고 한다. “저의 집에 차량이라고는 아이의 유모차가 전부였던 시절,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아내와 얘기를 나누던 시절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찡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귀한 사람이며 마음은 가득한데 바쁘게 사느라 잘해 주지 못해 늘 죄스러운 마음입니다”

자신에게 엄격한 기준을 아이들에게 강요하려는 경향이 있지만 남자에게 “가족”이란 단어를 붙여 놓으면 한없이 약한 존재가 되더라는 그의 알콩달콩한 이야기를 들으니 금방이라도 아카시아향이 날것만 같다.
“광양이 낳은 인재들이 전국 각지에 많이 있습니다. 이들의 역량을 결집해서 지역발전의 에너지로 승화시킬 수 있는 네트워크를 만들 계획입니다” 끝없는 고향예찬론자인 그의 꿈이 이루어지길 바라본다.

조경심 기자  -

<저작권자 © 광양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