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부자인 삶, 그것은 사랑입니다”

2005년 창립된 (주)포센은 광양제철소와 LNG터미널, 기술연구소의 보안업무와 출입증 관리, 물품 반?출입, 무인경비시스템관리 등 방호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따라서 포스코 출입 시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다. 그 중에 하루를 두 배로 사는 사람 류이삭씨, 그를 만났다.

봉사활동도 자격증 시대
철통 같은 경비를 맡고 있지만 딱딱함보다는 부드러운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그는 봉사활동을 요즘은 누구나 하는 것이 아니냐며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낸다.

“제가 배우는 것을 무척 좋아합니다. 도전정신이 강한 편이죠. 직업하고 전혀 다른 것을 배움으로써 많은 것을 체험하게 되더군요. 그리고 봉사활동을 제대로 하려면 배워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어 사회복지학과에 다니고 있습니다” 그는 처음에는 배움의 장소로 광양시 여성복지관을 찾았다.
“다양하고 저렴하게 배울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는데 여성회원만 받는다고 하더군요. 시청에 건의해 자격증을 따는 조건으로 등록했어요. 그리고 첫 도전은 제과제빵이었습니다.

제가 여성회관 문을 두드릴 때는 청일점이었는데 지금은 남자들에게도 개방이 돼 여성회관에서 자격증은 물론 각가지 공부를 배우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는 한식, 도배, 이·미용, 침술 등 다양한 자격증을 땄다. 그것도 모자라 레크레이션도 배운다. 봉사활동을 하다 보면 특별한 방법들이 필요하다는 그, 덕분에 요즘은 각종 사회를 맡게 됐단다.
“어버이날 사회를 봤어요. 그동안 배운 레크레이션 등을 총 동원했죠”또 하나의 봉사가 늘어난 셈이라며 그들을 어떻게 하면 즐겁게 해줄까 늘 고민한다며 맑게 웃는다.

봉사활동이 곧 생활
광양시 명예환경감시원으로 3년째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역의 쾌적한 환경보전을 위해 환경오염 예방을 위한 감시와 주민홍보 활동을 하는 단체지요. 그리고 광주지방법원 소년보호자위원으로 활동하는데 그야말로 부모, 곧 아버지 노릇을 해주는 겁니다.

보호청소년 한 명을 전담해서 올바른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죠. 오래 함께 하다 보면 자식 같아요. 아이들에게 내 잘못으로 인해 부모님에게 무릎 끓게 하는 일은 하지 마라는 말을 자주 해줍니다”
그는 내 아이만 잘 키우면 된다고 생각하는 부모들이 많아 걱정이라고 한다. “옆 사람이 잘못되면 피해는 나에게도 돌아옵니다. 아이들에게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줘야 합니다”

그가 하는 봉사활동은 다양하다. 이 미용봉사, 도배사, 제과제빵봉사, 그것도 모자라 광양새마을지도자 일까지 맡았다. 개인적인 봉사활동만도 바쁜데 그는 회사에서 하는 활동 또한 빠지지 않는다.
“저희 회사가 봉강 노인단체와 자매를 맺었어요. 아무리 바빠도 회사 봉사활동을 빠질 수가 없죠” 포센은 연휴 때나 명절 때는 금호동 주택단지 청소년 선도활동과 심야 방범 봉사활동도 펼친다고 한다.

“난 세상에서 가장 부자”
아내가 일을 하기 때문에 아이들 학교에서 돌아오면 제가 챙깁니다. 그리고 봉사활동은 아이들과 함께 나갈 때도 있어요. 인생을 살면서 가장 값진 것이 있다면 그것은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베풀고 나누면 늘 배부르게 되지요. 제가 아이들에게 가장 많이 하는 잔소리가 바로 봉사하는 사람이 되라는 말입니다”

그 바쁜 와중에도 짬짬이 가정 일도 한다니 그의 하루는 도대체 몇 시간일까! 그의 이야기를 듣는 내내 삶이 풍요로운 남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골에서 어렵게 살면서도 부모님들이 나누고 사는 모습을 본 것이 자연스럽게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된 같아요. 그리고 제가 어렸을 때는 이름 때문에 놀림을 많이 당했어요. 이삭 줍자. 보리이삭 등등 놀림감과 동시에 별명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흔치 않아 한번 들어도 금방 기억해줘서 지금은 최고의 이름입니다” 지금도 병원에 가면 간호사들이 ‘이삭아’ 하고 이름을 부른단다.

“요즘은 한글 이름을 많이 쓰기 때문에 이름만 보고 무조건 아이인줄 알아요. 제가 대답하면 간호사들이 당황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닙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부모님이 성경에 나오는 이삭이란 이름을 붙여 주었는데 이삭은 곧 웃음이란 뜻이란다 그래서 이름 때문에 웃는 경우가 많다고.
“인터뷰를 하고 와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어요. 과연 내가 다른 분들에게 내세울 만큼 잘 살아왔는가 돌아보게 되더군요”

보이지 않은 곳에서 마음으로 우러나서 행하는 봉사가 참 봉사인데 지면을 통해 나가는 자신의 이야기가 조심스럽다는 류이삭씨,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이 살고 싶다는 그의 소년 같은 고운 꿈이 어려운 이웃들에게 곱게 물들기를 기대한다.

조경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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