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평 섭 국민은행 동광양지점장

지난주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석 달째 연 2%로 동결하면서 최근 국내 경기의 하강속도가 뚜렷이 완만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간단한 듯 보이는 이 금리 동결이라는 한 줄의 뉴스로 우리나라의 현 경제상황을 짐작할 수 있게 되는데 한국은행은 경기 동향에 따라 채권을 팔고 사거나 지불준비율, 재할인율 등으로 시중의 통화량이나 금리에 영향을 주고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금리가 어떻게 될 것인가? 전문가들도 금리가 어떻게 변할 것인가를 맞추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렇지만 돈을 굴려나가는데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앞으로의 금리예측이다. 금리는 수시로 변하며 금리에 따라 투자방법과 수익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전문가에게도 어려운 금리예측이지만 일반인들도 금리를 변하게 하는 요인들을 관심을 가지고 살펴본다면 기본적인 금리예측을 할 수 있다.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으로, 경기가 상승국면에 접어들면 기업들이 많은 자금을 필요로 하게 되어 금리가 오르는 반면 경기하강 국면에서는 경제활동의 위축으로 자금수요가 줄어들어 금리는 내려가게 된다.
물가가 오르면 돈의 실질가치가 떨어지므로 저축하려는 사람이 줄게 되어 금리는 상승하며 물가가 떨어질 때 금리는 하락하게 된다. 시중에 자금사정이 좋으면 돈을 쓰려는 사람이 줄게 되어 금리가 떨어지며 반대로 자금사정이 어려울 때 금리는 올라가게 된다.

위와 같이 금리변동에 따라 예금이나 주식, 채권, 부동산 등의 투자수익이 각각 다르므로 투자방법도 달라야 한다.
금리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게 되면 부동산이나 주식은 상대적으로 이익이 덜 나는 것이 원칙이다. 금리가 높기 때문에 위험부담이 있는 주식이나 부동산에 투자하기보다는 예금이나 채권을 매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그러나 금리가 계속 떨어지거나 저금리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면 채권이나 예금보다는 오히려 주식이나 부동산을 매입해서 투자수익을 기대하는 것이 좋다.

앞으로 금리가 어떻게 변할 것이냐에 따라 이자 지급방법이나 투자기간의 선택도 달라져야 한다. 중장기적으로 금리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확정금리 상품에 장기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며 이자지급식보다는 복리로 만기에 원금과 함께 지급받는 것이 좋다. 최근에 K은행에서 발행한 5년6개월 만기의 후순위채권 1조원이 영업 8일만에 인기리에 판매된 것은 투자자들의 이런 심리가 반영된 결과라 여겨진다. 반면에 앞으로 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에는 단기저축을 반복해 나가거나 실적배당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으며 이자 복리식보다는 이자지급식 상품이 유리하다.

지난 20년간 한국사회에서 유용했던 재테크 수단은 예상과는 달리 복리예금, 채권, 부동산, 주식의 순이었다. 주식이나 부동산투자로 돈을 번 사람이 천지에 널린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자기 주변에서 이런 사람을 찾기 어려운 것은 이를 반증하는 결과이다. 물론 지금처럼 저금리 시대 하에서는 좀 더 다양한 각도에서 투자를 고민해야 한다.

예금처럼 안전한 투자처를 마다하고 주식이나 부동산에 뛰어드는 것은 ‘저금리 시대에 이자율에서 인플레를 빼고 세금까지 빼면 오히려 손해’라는 생각 때문이지만 지금처럼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는 안전한 이자율의 힘을 결코 무시해서는 안 된다. 금리에 대한 관심과 기본적인 지식은 투자에 있어 숲을 먼저 보고 그 속에 있는 나무들까지도 살필 수 있는 넓은 안목을 키워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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