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정 택 동광양중 교감

현재 耳順의 나이를 눈앞에 둔 지금, 아무리 생각해도 내 인생에서 잘 한 선택은 교직을 평생의 업으로 삼았다는 사실이다. 가르치는 일이 쉬워서도 아니고 현재의 위치가 영화롭기 때문도 아니다. 비록 교사의 길이 외롭고 험난한 가시밭길이지만, 달리 생각해 보면 보람과 희망의 길임을 알았기 때문에 어떠한 난관도 지혜롭게 극복하면서 지금까지 최선을 다할 수 있었다.

일찍이 공자께서는 학이시습지불역열호(學而時習之不亦說乎)라 했으며, 맹자도 군자의 3가지 즐거움 중에, 득천하영재이교육지삼락야 (得天下英才而敎育之三樂也)라 하여 ‘천하의 영재’를 얻어 교육하는 것을 세 번째 즐거움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가르친다는 것이 마냥 즐거운 것만은 아니다. 필자 역시 그동안 많은 아이들을 가르쳤지만, 그럴수록 가르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절실하게 깨닫고 있다. 교학상장(敎學相長)이라는 말을 기초로 열심히 배우고 가르쳤지만 두려움을 느낄 때도 많았다. 제대로 된 인격의 사람을 길러야 하는데 혹시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은 아닌가 하는 자책감 때문이다.

그래도 교사라는 직업에 자부심을 가지고 숨차게 달려온 것은 확실하다. 아니, 지금에야 교육의 본질이 무엇인지 어렴풋하게나마 알 수 있을 것 같은데 철들면 떠나는 것이 인생이라고, 그럴 여력이 부족해 여간 안타까운 일이 아니다. 현재 교단을 지키고 있는 40만 교육자 대부분이 나라 발전에 대한 걱정과 참교육 현실의 간절한 소망을 오롯이 간직한 채 저마다 자기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누가 뭐래도 미래 국가의 원동력은 교육에 달려 있다고 확신한다.
문제는 국가의 인재들을 길러내고 있는 교사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정책을 볼 때는 참으로 가슴이 아프다. 그래서인지 요즘처럼 교사 노릇하기가 힘들 때도 드물지 않나하는 생각이 자주 든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의 패러다임에 보조를 맞춰야 함은 당연지사요,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모든 정책에 일일이 부응해야 하는 부담감이 크기 때문이다. 학생들도 교사를 존중하거나 학교 자체에 대해서 경외심을 가지고 있지 않다. 교사들 역시 성적을 높게 만들어 주는 점수제조기로 전락한지 오래 됐다. 안타깝지만 이것이 오늘날의 교육현실이다.

또한 스승의 날만 되면 촌지 문제로 세상을 시끄럽게 만들고 있다. 교사인 내 자신이 생각해도 여간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지만, 어느 조직이든 늘 소수의 사람들이 물을 흐리게 만들지 다수는 열심히 자기 맡은 일에 사명을 다하고 있다. 바라기는 그릇된 몇 명의 교사들 때문에 모든 교사들이 그러한 것처럼 싸잡아서 매도하지 말았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아무리 세상의 가치관이 달라져도 올바른 인간을 양성하는 것이 교육의 목적임에는 다른 이견이 있을 수 없다. 그런 뜻에서 볼 때, 학교는 모판과 같고 교사는 모종하는 농부와 같다고 볼 수 있다. 교사인 농부들이 제대로 모판을 형성하지 않으면 결국 국가와 이 사회는 막대한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미래 교육은 학교라는 공간과 교사만의 일이 아니라 사회와 가정이 다 함께 만들어 가야 성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 모두의 동참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제 이틀 후면 스승의 날이지만, 요즘 선생님들에게는 그렇게 반가운 날만은 아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묵묵히 교단에서 아이들의 마음과 생각을 다듬고 있는 교사들에게 따뜻한 존경의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아무리 누가 뭐래도 교육만이 국가의 희망이요, 미래의 자원이 아니겠는가!

데스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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