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강 옥 조선대 경영대학원장

요즘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아무래도 경제적인 문제가 가장 큰 원인일 것이다. 중소기업 대표들은 밤새 대차대조표를 맞추느라 잠들지 못하고 또 학생들은 성적 때문에 그리고 일반 직장인들은 언제 방출될지 알 수 없어 불면증에 시달린다. 불면(不眠)이란 잠들기 힘들거나 잠들었다가 깨어나면 다시 잠들지 못하는 현상을 말한다.

사람의 뇌수 가운데 간뇌라는 부분에 눈을 뜨게 하는 중추가 있다. 그것이 자극을 받으면 눈을 뜨게 되고 그렇지 않으면 계속 잠을 자게 돼 있다. 눈을 뜨게 하는 중추를 자극해 눈을 뜨게 하는 데는 눈으로 들어오는 빛, 귀로 듣는 소리, 정신적 긴장, 내장의 장기로부터 받는 압력, 피부로부터 느껴지는 추위와 더위 등 여러 가지 자극이 있다.

일상생활에서 방안에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눈을 뜨는 것 60%, 방안 온도 35%, 밖으로부터 들리는 소리 25.8%로써 소음이 잠에 주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내적인 측면에서는 정신적 요인이 1/3을 차지하는데 그 가운데서 꿈을 꾸고 눈을 뜨는 것이 27%라고 한다. 불만과 흥분, 공포나 긴장 등이 꿈을 꾸게 하는 원인이므로 잠자기에 앞서 마음을 편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잠을 이루지 못하는 데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미처 끝내지 못한 일이 있으면 잠이 오지 않는다. 주로 신경이 외면한 사람들에게서 자주 발생하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내일 일은 내일 하면 된다는 심리적인 여유를 가지는 게 필요하다. 또한 잠을 꼭 자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힐 때도 잠은 멀리 달아나버린다.

그러나 날 새기를 해야겠다고 각오를 하면 오히려 쉽게 잠들기도 한다. 또한 생리적인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잠에서 깨어나는 것이 30% 정도 된다. 그러므로 잠자기에 앞서 지나치게 먹고 마시는 것은 좋지 않다. 그리고 낮에는 약간 피곤을 느낄 수 있게 활동하는 것이 좋다. 물론, 잠깐 수면하는 것은 건강에 좋지만 지만 지나치게 자게 되면 역시 불면증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또한 여행이나 업무 차 외국에 갈 때 시차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 필자는 수십만 마일 이상 비행기를 탔지만 시차 때문에 고생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곳이 만약 낮이면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잠을 자지 않는다. 그러면 피곤해서도 반드시 밤에는 잠이 오게 돼 있다. 불면은 침구의 상태, 잠자기 전의 몸의 상태 등이 문제 될 수도 있으나 주로 신경쇠약에서 오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숙면을 이루게 하는 데는 감잎차도 좋고, 양파나 실파를 썰어서 베개 옆에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하루하루 살아가는 삶의 태도다. 마음속에 원망이나 욕심을 지나치게 많이 담아 두면 잠은 달아나게 돼 있다. 명심보감에 심청몽매안(心淸夢寐安)이라는 구절이 있다. 마음이 깨끗하면 잠자리가 편안하다는 뜻이다.

필자가 인생을 살아온 결과 이 말은 너무도 보편적인 진리라고 생각한다. 우리 속담 중에도 잠이 보약이라는 말이 있다. 몸이 아프고 피곤할 때는 잠이 최고의 의사 노릇을 한다. 수면을 취하는 동안 몸 속에 누적된 호르몬이 제 균형을 잡게 되고 억압받고 있던 신경계가 원할해지면서 제 기능을 회복하게 된다.

요즘 우울증으로 인해 자살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역시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해 자율신경계가 균형을 이루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스트레스는 잠을 좇는 원인이므로 스스로 자기 삶을 조절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그 방법 중 하나가 고요히 명상을 하거나 음악을 듣는 것이다. 그렇게 할 때 마음속을 지배하고 있던 근심과 걱정이 모두 사라지면서 근육은 이완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달콤한 잠은 가벼운 마음에서 시작하는 법이다. 심외무법(心外無法)이라고 했다. 마음 밖에서 문제를 찾지 말라는 뜻이다. 결국 잠도 마음 태도에 달린 문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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