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해설가, 저에게 딱 맞는 직업이죠”

현대 사회가 만든 신종 직업 숲 해설가
“숲 해설가는 제 꿈의 직장입니다. 마치 저를 위해 생겨난 직장인 것처럼 적성과 성격에 딱 맞는 직업이지요”
그는 숲 해설은 물론 자연환경해설가, 문화유산해설가 자격증을 취득해 백운산 자연휴양림을 찾아오는 방문객들에게 숲에 대한 이야기를 상세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광양의 자랑인 백운산에 올랐을 때 가장 멋진 사진 찍는 장소를 알려 드릴께요. 대부분 정상에서만 찍는데 신선대에 올라가 찍어 보세요. 날씨가 좋은 날은 지리산 전경이 바로 뒤에 있는 것처럼 펼쳐져 가장 멋진 추억을 담을 수 있는 장소로 꼽힙니다”

그는 산행 온 사람들에게 이곳에서 사진을 찍어주며 숲 해설을 해줄 때 가장 행복하단다. “4월부터 광양 관내 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산림학교(숲학교)를 열기 때문에 백운산 휴양림은 4월부터가 가장 바쁜 시기입니다. 자연을 사랑하고 보호하자 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왜 자연을 보호하고 사랑해야 하는지를 설명해줍니다. 소중한 자연을 제대로 알고 갈 때면 피로가 확 풀리고 뿌듯해요”
백운산 지킴이로 일한 지 2년째, 바쁜 만큼 행복도 크다며 밝게 웃는다.

지리산 종주를 즐기는 산 매니아
“전국 곳곳 안 가본 산이 별로 없어요. 산을 오르기 위해서 가는 것이 아니라 나무와 풀과 꽃을 만나러 갑니다. 자연과 이야기 해보세요. 얼마나 마음이 싱싱해지는지 몰라요”
27년 째 산을 오른다는 그는 전남등반대회에서 당당히 일등을 차지했을 뿐만 아니라 동부권 여성 산악인 중 최고로 꼽히는 산 매니아다.

“저는 외출복 보다 등산복이 더 많아요. 그리고 등산 장비에 투자를 많이 해요. 산에 올랐을 때는 위험이 뒤따르기 때문에 장비를 철저히 챙기죠. 산을 좋아하다 보니 자연과 친하게 되었고 그러다 보니 자연 환경에 대한 공부를 했어요. 그런데 우연히 산림청에서 숲 해설가를 모집한다는 공고가 떴더군요. 영광스럽게도 합격을 했습니다”

명절이면 가족들과 산행을 하는 그는 지리산 종주 100번이 목표라고 한다.
“지리산 종주를 60번 넘게 했으니 안 가본 곳이 어딨겠어요. 지리산은 나를 품어 안는 듯 해서 갈 때마다 새롭습니다. 또 지리산 물 중에 임걸령 물 맛이 제일 좋은데 지리산에서 샘물을 만날 때마다 감사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필요한 산행 정보 제공할 때 뿌듯해요”
“YTN 방송에서 백대 명산을 촬영할 때 전남 산행 가이드는 제가 했어요. 산행한 뒤엔 바로 여행기를 적어서 인터넷에 올려 산행 정보를 제공합니다. 산은 무작정 가는 것 보다 미리 볼거리 먹을 거리를 알아보고 가면 백배의 재미가 있지요. 산마다 맛과 멋이 다르거든요”

산행 가이드가 필요하다면 기꺼이 안내자로 따라 나선다는 그는 전남에서 이름을 가진 161개의 산 중에 80%를 다녀왔다고. 남편도 산을 좋아하냐는 질문에 “어쩔 수 없이 따라다니다가 지금은 먼저 나설 때도 있다. 중학생인 아들과 딸도 이제는 지리산 종주를 친구들과 간다”며 남편의 후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들이기에 남편에게 감사하다는 고마움을 전하는 모습이 마치 깨 꽃처럼 수줍다.

자다가도 산 이야기만 하면 벌떡 일어나고 아프다가도 산에만 가면 싱싱해진다는 그녀. 그를 취재하며 똑 같은 시간이 주어졌는데 인생을 맛나게 사는 사람. 세상을 두 배로 즐겁게 사는 사람이 아닌가 싶었다. 숲, 나무, 풀, 꽃 들과 대화를 한다는 정다임씨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니 어느새 함께 숲 속을 거니는 듯 했고 그에게선 풋풋한 숲 냄새가 솔솔 배어 나왔다.

조경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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